일·소회담, 평행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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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김경철 특파원】방일중인 「안드레이·그로미코」소련 외상은 지난 10일부터 3일간에 걸쳐 「미끼」 일본수상·「미야자와」 외상·「후꾸다」 부총리 등 일본 정부·여당 수뇌들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 ▲소련이 점령한 일본의 북방 4개 도서 반환문제 ▲일·소 평화조약 체결 ▲「사할린」역류자 송환문제 등에 관해 토의했으나 이들 문제에 관해 양국은 의견을 모으지 못해 아무런 구체적 합의도 보지 못했다고 일본 정부 소식통이 밝혔다.
「그로미코」외상은 13일 상오 10시45분 귀국 길에 올랐는데 공동 성명은 이날 하오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소 회담에서 일본측은 소련에 대해 북방 4개 도서의 반환을 요구했으나 소련 측은 이룰 거부했고 소련 측은 「아시아」집단 안보 체제 구성을 제안했으나 일본측이 이를 거부했다.
소련 측은 일·중공 우호조약의 패권 반대 조항 삽입에 불만을 표시했는데 「미야자와」외상은 기자회견에서 소련이 『이 문제에 대해 일종의 강박 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외교 소식통은 일·소의 이 같은 의견 대립으로 일·소 외상 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에 관해 깊이 토의할 여유를 갖지 못했다고 전했다.
외무성 소식통은 12일의「미야자와」-「그로미코」3차 회담에서 「미야자와」외상은「사할린」에 남아있는 일본인과 한국인 송환에 대해 소련 정부의 협조를 거듭 요청했으나「그로미코」는 이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미끼」 수상은 12일「그로미코」외상과의 회담에서「아시아」는 「유럽」안보 회의가 열릴 수 있었던 「유럽」과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유럽」이 안보 협정을 「아시아」에 적용한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음을 일본 외무성 소식통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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