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러햄·링컨-남북전쟁 배경까지 설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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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메리카」합중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링컨」(1809∼65년)에 관한 기록은 한우충동의 비유도 무색할 정도로 방대하다.
어떤 학자의 계산에 마르면 「링컨」의 저작이나 연설을 실은 인쇄물 가운데 나오는 단어 수는 2백78만 여에 이르고 있어 성서나 「세익스퍼어」의 어느 책보다도 많다.
부기만 하더라도 대통령의 비서를 지낸바 있는 「존·G·니클레이」 와 「존·헤이」의 공저로 된 1890년의 『「에이브러햄·링컨」-하나의 역사』가 공식적인 전기로 되어있고 또 그 뒤에 이어 나은 「링컨」에 관한 제2차적인 저술이 수없이 많은 중 훌륭한 약전의 하나가 「K·C·훼어」의 『「에이브러햄·링컨」과 합중국』이라는 이 저서다. 『감상과 비애, 투쟁과 좌절, 그러나 용기와 영광, 소란과 웃음』등에 넘친 위대한 이 「테마」를 다루는데 있어 비교적 냉정하게 사실을 서술하려고 애썼다.
저자는 링컨 연구의 전문학자는 아니지만 이 책의 많지않은 분량 속에서 남북전쟁을 전후하여 전개된 링컨의 파란만장했던 전쟁애를 요령있게 집약했다.
그뿐 아니라 미국헌법이나 정치제도의 특수성을 친절하게 소개하여 미국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남부변경 켄터키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링컨의 인간상을 그림에 있어서도 소박하고 성실하면서도 정치적 대망을 품은 의지의 인물로, 노예 해방의 길을 터놓았으되 과격한 노예제도 폐지론자는 아니었음을 강조하였다.
노예제도는 도덕적으로는 악이로되 정치적으로는 그 폐지에 신중을 기한 오건 정치가로 부각하고 있다. 그리고 남북전쟁을 민주주의국가인 미국이 겪지 않으면 안될 하나의 필연적인 시련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미연방을 와해직전에 구출한 「링컨」을 민주정치의 수호자로 높게 평가하였다.
끝으로 나는 격전지 「게티스버그」에서 사자후한 1863년의 유명한 연설을 상기한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정치를 드높게 외친 것이었다.
이를 클라이맥스로 하여 영광의 대통령 재선, 5년 전쟁의 승리의 종결과 그 수일후의 암살로 인한 비참한 운명 등, 이 모든 극적 사실이 그 뒤 2년간에 잇달아 일어났다. 역자는 서강대사학과교수로 미국 사 전공. 【이관구<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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