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암살백서|미 상원, 외국수뇌 제거계획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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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다음은 20일 미 상원특별정보위원회가 9개월간의 조사 끝에 발표한 3백46페이지에 달하는 미 중앙정보국(CIA) 활동보고서 중 외국지도자 암살계획에 관한 부분을 간추린 것이다.
▲카스트로(전 쿠바수상)=위원회는 1960년부터 65년까지 카스트로를 살해키 위한 최소한 8건의 음모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발견했다. 한번은 쿠바에 독약이 든 알약을 보내어 지하운동인물로 하여금 일을 추진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또 하나는 쿠바의 한 이단인물에게 여러 살인장비를 제공하는 음모였다. 이 살인장비 속에는 고성능소총을 비롯하여 카스트로의 이미지를 말살키 위해 그의 독특한 상징인 수염을 뽑아 버리기 위한 탈모독약이 든 구두약·독 알약·독 펜·치사 박테리아가루 및 기타 무시무시한 장비들이 포함되어 있다(독물을 보낸 날은 케네디 피살일과 일치된다).
후버는 1962년 3월22일 고 케네디 대통령과 개인적인 오찬을 같이했으며 이때 케네디에게 카스트로 암살음모에 관해 통고했을지도 모르나 확실한 증거는 없으며 여러 명의 증인들이 케네디나 아이젠하워가 암살음모를 몰랐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루뭄바(전 콩고수상)=위원회는 루뭄바 암살기도에 관한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으며『이 증거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1960년 8월18일 국가안보회의에서 루뭄바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한 것을 앨런·덜레스(당시 CIA국장)가 루뭄바 암살승인으로 받아들였음을 시사하고 있다.』
덜레스가 루뭄바 암살을 승인한 것이 분명하나 루뭄바가 카탕가 주에서 콩고 당국에 의해 살해될 때 미국이 개입했다는 증거는 없다.
CIA의 루뭄바 암살음모는 음식이나 치약에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암살용 독물들과 도구가 CIA에 의해 콩고에 전달되는 데까지 진전되었다.
이같은 암살도구가 실제 사용됐다는 증거는 없으며 루뭄바가 죽기 전에 암살작전이 끝났다는 증거도 없다.
루뭄바는 1960년 12월 콩고(현재의 자이레) 수상 직에서 축출됐으며 1961년 2윌9일 당국은 그의 탈출을 발표했고 4일 후 그가 콩고부족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밝혔다.
▲트루히요(전 도미니카 독재자)=미국이 전 도미니카 독재자인 트루히요에 대한 암살행위를 조종했다는 증거는 없지만『특정증거들은 미국 관리들을 암살계획과 연관시키고 있다.』
트루히요는 1961년 5월30일 일단의 도미니카 이단자들에 의해 살해되었다.
아이젠하워와 케네디 행정부는 트루히요 정권의 전복을 조장했으며 3정의 권총과 3정의 카빈 소총이 각종 이단자들에게 제공되었다. 그러나 1961년 봄 이전에 이 사건에 관한 어느 정도의 정보가 제공되었는지는 불분명하고 제공된 무기가 암살에 사용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고·딘·디엠(전 월남 대통령)=CIA는 디엠 월남 대통령과 그의 동생 고·딘·누 암살에 관여하지 않았다. 위원회가 수집한 증거는 미국이 월남군 장성들의 반 디엠 쿠데타를 조장했음을 시사했으나 암살을 바라지도 않았고 암살에 가담하지도 않았다.
▲르네·슈나이더(전 칠레군 참모총장)=1970년 닉슨 대통령은 CIA에 살바도르·아옌데가 칠레 대통령에 취임하지 못하도록 군 쿠데타를 일으키도록 명령했다. 아옌데의 대통령당선이 상원에서 인준되기 9일전 이 명령이 내려져 국무성·국방성 및 칠레주재 대사에게 그 계획을 통고하지 말도록 시달되었다. CIA는 칠레군 간부들과 접촉했으며 슈나이더 장군이 아옌데를 합법적으로 제거할 것을 주장하여 방해물로 간주되었다. CIA의 지원을 받은 군 장교들이 그를 납치하려 했으며 한 납치시도에서 그는 반항하여 피살되었다.
▲수카르노(전 인도네시아 대통령)=CIA가 수카르노의 암살을 계획했으나 그를 암살할 수 있는 자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이 계획은 중단되었다.
CIA는 인도네시아에 무기를 보냈으나 그것은 수카르노를 암살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로이터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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