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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생명연장은 권력투쟁 위한 막후 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프랑코 총통이 82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34일간의 끈질긴 투병으로 목숨을 이었던 것은 그의 초인적인 힘이라기보다는 측근들이 권력투쟁을 위해서는 프랑코의 생명을 연장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근착 뉴스위크지는 보도했다.
측근 보수세력들은 후계자 환·카를로스 공의 급진적 개혁을 두려워해서 프랑코를 살리기 위한 것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하루라도 환·카를로스의 집권을 늦추려고 했다는 것이다. 프랑코의 하나뿐인 사위 마르티네스·보르디우 박사가 이끄는 32명 의료진의 『프랑코 생명 연장작전』은 오히려 의사들 사이에서도『비인도적 처사』라고 지적을 받았으며 프랑코의 딸 카르멘은 아버지를 편안히 죽게 해 달라고 애원하기까지 했다. 프랑코 자신도 지난9일 잠시 의식이 회복되었을 때『주여! 죽기도 이렇게 어렵습니까』하고 말했다는 것이다.
지난34일 동안 의료진은 고령의 프랑코에게 세 차례나 대수술을 강행했으며 심장의 고동을 유지시켜 주는 전자조정기와 인공호흡기를 동원한 것은 물론 기능을 잃은 폐 속에서는 튜브로 액체를 빼내고 혈관으로는 계속 영양분을 공급시켜 연명을 시켰다.
또 정맥 염으로 인한 응혈을 막기 위해 왼쪽다리에는 플라스틱·튜브를 장치했고 항문으로는 연방 장내의 가스를 뽑아 냈다. 47ℓ나 되는 피를 수혈했기 때문에 신장이 망가지자 그에 맞는 분해기를 달았다. 한마디로 그의 생명을 유지한 것은 이들의 의료기구였다.
이러한 병상에서의 정치극중 가장 중요한 점은 발카르셀 국회의장의 6년 임기가 다음주에 끝난다는 점이었다. 프랑코의「팔랑헤」당원인 발카르셀은 수상추천 권을 가진 이 자리에 계속 머무르고 싶어하나 카를로스 공은 프랑코 정권의 측근이 아닌 사람으로 바꾸려고 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프랑코가 4개월이면 회복될 것이라고 발표된 의료공보도 카를로스를 따르는 개혁주의자들을 당황케 하려는 정치적 술책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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