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원조 장금이가 돌아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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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사진)의 ‘대장금2’가 ‘상속자들’ ‘별에서 온 그대’가 일으킨 중국발 한류 붐을 이어갈 수 있을까.

 2000년대 중반 ‘중화권 한류’를 선도했던 MBC 드라마 ‘대장금’(2003)이 11년 만에 다시 드라마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결혼 이후 오랜 공백을 깨며 활동을 재개한 이영애가 ‘대장금2’의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 측은 20일 “오는 10월 방송을 예정으로 ‘대장금2’를 준비 중이다. 이영애씨에게 캐스팅을 제안했고, 나머지 배우들의 캐스팅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영애 측도 “한 달 전쯤 김영현 작가로부터 시놉시스를 받았다. 아직 출연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애 주연의 ‘대장금2’는 현재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와 후속작인 ‘트라이앵글’ ‘야경꾼일지’에 이어 방송될 전망이다. 36부작 드라마로 엄마가 된 장금이의 인생 2라운드를 그린다. 김영현·박상연 작가 등이 공동 집필한다. 엄마이자 스승이 된 장금이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다. 1편에서 결혼한 민정호 종사관(지진희)과 사이에서 딸을 낳은 장금은 음모에 빠져 남편도 잃고, 딸도 중국으로 납치된다. 드라마의 전반부는 딸을 찾으러 중국으로 간 장금의 스토리로, 중국에서 촬영된다. 예정대로라면 7월께 중국 촬영을 시작한다. 딸을 찾지 못하고 귀국한 그는 후계자를 양성하는데 하필이면 1편에서 라이벌이었던 금영(홍리나)의 딸이 제자가 된다.

 ‘대장금2’ 제작설은 그간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으나 방송사 측의 강한 의지에 비해 작가와 배우로부터 긍정적 답을 듣지 못해 왔다. 이번에 컴백하는 이영애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제작에 탄력을 받게 됐다. MBC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여러 기업들이 제작 투자 의사를 밝혀왔지만 제작 투자를 받으면 판권을 포기해야 한다. 우리가 우리 돈으로 잘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최초의 의녀로 왕의 주치의가 된 대장금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대장금’은 2003년 9월 첫 방송돼 큰 인기를 누렸다. 평균 시청률 42.3%에, 마지막 회 시청률이 55.5%에 달했다(TNmS 수도권 기준). 2005년 중국 전역을 비롯해 베트남과 태국·말레이시아 등에서 방송됐고, 중화권 한류에 불을 붙였다. 이후 총 91개국에 수출됐다. 수출 및 광고만으로도 약 380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생산유발효과는 1119억원에 달한다. 각종 ‘대장금’ 상표권과 뮤지컬·소설·만화·테마파크 등 원소스멀티유즈의 대표 콘텐트다. 단순히 드라마의 인기를 넘어 한국 음식과 복식 등 전통문화를 알리기도 했다. 특히 이영애는 중화권 최고의 여성 한류 스타이자 한식 문화의 아이콘으로 받아들여진다.

 민성욱 백제예술대 교수는 “‘대장금’은 한류의 원조이지만 이제는 10년의 세월이 지난 만큼 과거 분위기의 재연보다는 보다 현대적인 연출과 해석으로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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