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의 흑자 확실한 미국의 올해 무역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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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일·쇼크」 전만 해도 누증적 역조에 허덕이던 미국의 무역수지가 금년 들어서는 오히려 누증적 흑자로 1백80도의 반전을 했다.
미 상무성이 발표한 9월말 현재의 무역학자 누계는 84억2천1백만「달러」로 작년 동기간의 18억1천2백만「달러」적자와 비교하면 엄청난 무역수지 개선이다. 이제까지 미국 무역흑자의 최고기록은 64년의 70억8천만「달러」. 따라서 미국 무역수지가 4·4분기 중(10∼12월) 에 적자가 나지 않는 한 사상최고의 흑자를 기록할 것은 틀림없다.
이러한 미국 무역수지의 흑자는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둔화보다 수입규제 등으로 수입감소가 훨씬 앞섰기 때문.
금년 상반기 중 수출이 전기 대비 2.4% 증가에 그친 대신 수입은 무려 14%나 줄었다.
불황기엔 미국의 수입이 크게 줄어 무역수지가 좋아지는 것은 예년의 추세지만 금년의 무역수지 개선폭은 미국정부도 놀랄 정도다.
미국의 수출은 자본재, 수입은 소비재 중심이기 때문에 불황기엔 수입이 더 크게 주는 대신 경기회복기엔 수입이 빨리 는다. 때문에 사상최고의 금년 미국 무역흑자도 불황의 덕택이며 경기회복과 더불어 곧 적자로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미국 무역수지의 개선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71, 73년 두 차례의 「달러」절하효과와 생산성의 향상에 기인된 근본적인 개선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확실히 세계공업제품시장에서의 미국의 점유율은 73년의 21%에서 74년엔 23%로 확대됐고 또 요즘의 황금시장인 중동시장에서의 점유율도 70년의 20%에서 74년엔 22%로 높아졌다.
석유를 비롯한 자원파동의 과중에서 자원 대국인 미국이 진짜의 실력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옳을 것 같다.
또 정치적으로도 국익 우선의 노선을 꾸준히 추구, 국제경제에서의 지위향상에 노력해온 것도 무역수지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어쨌든 미국의 무역수지가 흑자기조라는 대로에 들어선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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