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모녀 3대 오늘 방중 … 펑 여사 직접 자금성 안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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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셸 오바마

“중국의 젊은이에게 다가가는 것이 주목적이다. 중국에 대한 미국인의 의심과 불신을 해소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실에서 전략소통을 담당하는 벤 로즈 부보좌관이 17일(현지시간) 미셸 오바마(50)의 중국 방문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말이다. 오늘(19일)부터 26일까지 중국을 처음 방문하는 미셸 오바마의 여정은 베이징·시안(西安)·청두(成都)로 이어진다. 문화와 교육이 테마다. 만리장성, 병마용, 시안 고성, 판다 연구소와 학교 3곳을 방문한다. 인권·무역 등 미·중 간 현안은 최대한 배제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미셸 여사의 만남을 묻는 질문에 티나 첸 퍼스트레이디 비서실장은 “계획된 일정에는 없지만 당연히 환영한다”고 대답했다.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시 주석이 출국 직전에 미셸 여사와 깜짝 만남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미셸 오바마와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첫 방중 당시에도 미셸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 서니랜즈 회담 때에도 가정사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조만간 두 딸과 중국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는 친필 편지를 남편을 통해 전달했다. 패션 아이콘으로 통하는 미·중 퍼스트레이디의 의상 대결도 주목된다.

 20일 베이징에 도착하는 미셸 여사와 펑 여사는 21일 전 일정을 함께한다. 베이징 사범대학을 오전에 방문한 뒤 펑 여사의 안내를 받으며 자금성을 둘러볼 예정이다. 저녁에는 만찬과 공연 관람이 예정돼 있다.

 미셸 여사는 22일 베이징대 스탠퍼드 센터를 방문해 미국인 유학생과 중국 학생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강연한다. 23일에는 미국 PBS를 통해 교육을 주제로 온라인 원탁회의를 주재한다. 백악관은 미셸 여사의 방중 웹페이지를 개설해 시민의 중국에 관한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적 가치관의 전파도 빼놓을 수 없다. 노동자와 사무원 부모를 둔 미셸 오바마는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공무원을 거쳐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아메리칸드림’이라는 미국적 가치관의 상징이다. 방중에는 미셸 여사의 모친 마리안 로빈슨(77)과 말리아(16), 사샤(13) 모녀 3대가 동행한다. 가정을 중시하는 미국적 가치관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26일 마지막 일정으로 청두시 티베트 음식점에서의 오찬을 공개했다. 민감한 티베트 문제에 대한 완곡한 접근으로 해석된다.

신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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