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거부반응의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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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스페인」당국이 도시「게릴라」5명을 처형한 사건이「유럽」전역에서 일으키고 있는 격렬한 거부반응은「스페인」내란, 2차 대전 때의「히틀러」「뭇슬리니」와 어울렸던「프랑코」의 전력에 대한 오랜 혐오감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생생하게 살아난 데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집약된다. 하나는 처형된 5명에 대한 재판과정이 불공정하고 정치성을 띠었다는 인상이며 다른 하나는 무더기 사형집행이「프랑스」를 제외한 모든 서「유럽」국가들이 사형제도를 폐지한 현재의 이 지역 풍토에 거역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지난달「마드리드」교외에서 교통경찰인「포세」경위를 사살한 사건의 범임 및 공범자라는 혐의로 지난 18일 군사재판에서 사형언도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12명의 민간변호인이 변론을 폈으나 3시간 진행되는 재판과정에서 하나만 남기고 11명이 퇴장명령을 받고 물러났다.
재판부는 그 대신 5명의 육군소령을 관선 변호인으로 임명, 2시간 동안 조서내용을 검토할 시간을 준 다음에 재판을 속행시켰다.
이에 5명의 소령들은 피고인들을 무죄 판결하던가 아니면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야 된다고 변호했다.
사형선고에 앞서 한사람을 제외한 모든 피고들이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 그들이 쓴 진술서 내용을 번복했다.
현재 서「유럽」에서 사형제도가 남아 있는 나라는「스페인」과「프랑스」뿐이다. 「프랑스」는 지난 10년 동안 10명이「길르틴」의 이슬로 사라졌으며「스페인」의 경우 최근 처형된 5명을 포함, 13명이 사형집행 되었었는데「프랑스」의 경우 모두가 흉악범들인데 비해 「스페인」은 대부분 정치범들이었다.
「스페인」보다 훨씬 사형이 많은 나라들은 동구의 국가들이다.「폴란드」에서는 지난 5년간 60여명이 반역죄, 간첩죄 및 정치적 살인 혐의로 형장에서 사라졌다. 「유고슬라비아」에서도 매년 수십 명이 처형되고 있는 것으로 공식통계가 밝히고 있다.
소련에서는 사형이 선고되는 죄목이 대단히 많다. 살인·반역·경제범죄·집단추행·강도죄를 저지른 범인은 사형되게 되어 있다.「터키」와「체코」는 교수 형를 이용하고「유고」「그리스」「폴란드」소련 등은 모두 총살형으로 사형을 집행한다.
「유럽」에서 사형제도를 최초로 없앤 나라는「네덜란드」(1870년), 그 뒤「노르웨이」가 1902년에,「스웨덴」이 21년에,「덴마크」가 30년에 사형제도를 폐지했다.「핀란드」와 서독·「이탈리아」가 2차대전후에 사형제도를 없앴고 영국과「오스트리아」가 그 뒤를 따랐다.「벨기에」는 형법상으로는 사형제도가 있지만 1917년이래 한번도 사형을 집행한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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