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반응 속에 열린 「아베돈」의 성격 사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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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 6대 인물사진 작가의 하나로 꼽히는 미「리처드·아베든」의 작품전이 요즘 충격적인 반응 속에 「뉴요크」 「맨해턴」의 「말버러」화랑서 전시되고 있다.
33년 전 사진을 찍기 시작, 「패션」지「하퍼즈·바자」와 「보그」등의 「패션」사진작가로도 일한바 있는 「아베든」의 전시회가 충격을 일으키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의 작품 인물들이 여우「마릴린·몬로」·작곡가「스트라빈스키」·전대통령「아이젠하워」·작가「트루먼·캐퍼트」등 저명인사들인데다, 이들의 내면성격 등이 적나라하게 표현되고있기 때문이다.
점잖고 고상한「아이젠하워」는 쭈글쭈글 늙고 영혼이 텅빈 것 같은 한 남자로, 시인「에즈러·파운드」는 고문당한 모습으로, 작가「캐퍼트」는 살찐 유들유들한 얼굴의 과거를 응시하는 듯한 멍청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유명인들의 뒤바뀐 모습에 놀란 관객이 정신을 가다듬을 틈도 없이 그 옆에는 거대한 「누드」또는 생식기 사진이 걸려있고 한쪽 벽면은 전 주월 대사「벙커」와 「에이브럼즈」장군을 포함한 11인의「사이공」파견 미사절단들의 모습이 관람객들에게 마치 죄인인지 아닌지를 가려달라는 듯 뒤덮고 있다.
그래서 「아베든」사진전은 『시각을 상해한다』는 반응도 얻고 있지만 그의 작품은 한정판으로 복사되어 75「달러」에서 1천8백「달러」까지의 고가로 인기 속에 판매중이다. 「아베든」의 「카메라」앞에서는 어떤 사람도 어떤 모습으로 표현될는지 보장받을 수 없다고. 그런데 「패션」사진을 찍던 시절, 「모델」을 코끼리 떼 속에 세워놓거나 빗속을 질주케 하여 「패션」사진의 개혁가로 불리기도 했던 「아베든」이 유일하게 관대히 묘사해준 유명인은 여우「마릴린·몬로」뿐.
한편 인물사진을 찍을 때 그 사람의 눈을 읽고 그 사람의 성격·특징을 나타내는 표정이 나오기를 기다려 「셔터」를 눌렀던 「아베든」은 「스트라빈스키」는 계속 눈알을 굴리는 모습, 조각가「준·리프」는 꿰뚫는 시선의 모습을 출품하고 있어 흥미롭다. <미「타임」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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