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채화협 창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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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우리 화단에서는 서양화라면 유화를 생각하게 되어 있다.
중견화가 10명으로 구성된 한국수채화창작가협회의 창립전은 그런 점에서도 미술계의 주목을 이끈다.
한국수채화창작가협회의 창립「멤버」는 배동신(회장)·박기태·김인수·이수창·강연균·유재우·최쌍중·정문희씨 등 줄곧 수채화를 해온 화가들과 박영성·손일봉(고문)씨 등 유화와 더불어 수채를 즐겨 사용해 온 화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출품작은『풍경』(손일봉)『바다』(배동신)『여름풍경』(박기태)『정물』(박영성)『항구의 휴일』(최쌍중)등 구상계열의 50여점. 수채화에 독특한, 신선하면서도 친근감을 주는 작품들이다.
우리 화단에 수채화 인구가 적은 것은 대체로 두 가지 이유로 풀이될 듯. 재료 자체가 유화보다 다루기 어려워 정확한「데상」과 일회적인「터치」에 숙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 일반에게는 수채화가 유화를 위한「에스키스」정도로 그릇 인식이 되어 있다는 점 등이다.
작가마다 개성에 맞는 재료와 즐겨 그리는 화제가 있듯, 유화·수채화가 별개의 영역과 각기 독특한 화면을 갖고 있으므로 수채화의 저변인구를 확대하자는 것이 이 협회전의 의도.
『우리나라 사람은 기름보다는 물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어 남이 뭐라든 수채화에 집착하게 된다』고 박기태씨는 말한다.
앞으로 협회의 인원을 늘리고 공동작업의 폭을 넓혀 내년쯤엔 일본과의 교류전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13∼19일 안국동 미술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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