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으로 퇴치하자-프랑스, 새로운 방식의 암 투쟁 전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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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적으로 아직 미해결의 장으로 남아있는 암에 대해 「프랑스」는 오는 11월부터 그 투쟁방식을 바꾸게된다. 해마다 세계에서 연간 4백여만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인류 최대의 적인 암에 대해 불 의학계의 최고 권위기관인「파스퇴르」연구소는 새로운 실험을 개시함으로써 하나의 전환점에 접어들게 되었다.
현대 생활에서 이용되고 있는 각종 화학제품이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설은 미·소·불·일본 등지의 권위기관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파스퇴르」연구소는 수천가지에 이르는 일상생활에 필요 불가결한 화학제품을 4일간의 실험결과 발암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치료보다는 사전예방으로서 암과 대결하겠다는 것이다. 「파스퇴르」연구소와 「리용」의 암 연구 국제「센터」는 지난 2년 동안 「플라스틱」과 고무제품을 비롯한 각종 화학제품 및 의약품에 대해 대부분 실험을 실시했었다.
이 결과 인체에 안전하다고 판정되어 먹고있는 식품 첨가물이나 색소를 사용한 각종 가공식품에서 위험수준에 달할 만큼 많은 양의 발암 물질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한 예로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있는 맨드라미 색소를 사용한 각종 대용식품 「사카린」등에서 특히 인체에 해로운 발암물질이 나타났으며 식품이 아닌 「플라스틱」·고무 제품의 위험성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는 것이다.
두개의 불 연구기관이 실시키로 한 새로운 방법은 먼저 일상생활에서 먹고 마시고 소모하는 제품 가운데 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거나 혐의가 짙은 제품을 발견한 다음 이를 생산하는 업체로 하여금 시판에 앞서 신속히 값싼 비용으로 발암물질을 제거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리용」 암「센터」는 고무산업에 대해 이같은 경고를 이미 발한바 있으며 소련의 한 연구소는 고무산업 공장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간암이나 피부암 환자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플라스틱」제품산업에서는 생산에 반드시 사용하게 되는 고화「비닐」이 발암물질의 장본인이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대용식품 및 기타 화학 제품에서 발암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은 미국「버클리」대학의 생물화학교수 「에임즈」박사에 의해 최초로 창안된 것으로 그는 각 중화학제품이 세포의 돌연변이를 유발하는지의 여부를 처음으로 밝혀내는데 성공한 학자였다. 이 돌연변이를 유발시키는 모든 물질들이 바로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하고 있다.
「에임즈」교수는 1백69종에 달하는 머리염색약을 실험한 끝에 89%가 돌연변이를 유발한다는 사실도 밝혀내고 미국의 화장품 산업에 대해 경고한 일도 있었다. 「에임즈」방법을 도입한 예로는 일본이 손꼽힌다. 일본은 식품 첨가물에서 발암물질을 찾아냈는데 식품을 장기 지장하기 위한 각종 첨가물을 쥐에 대해 실험한 결과 발암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파스퇴르」연구소가 적용키로 한 방법도 다름 아닌 「에임즈」실험으로서 「뮤타·파스퇴르-B, N 에임즈」란 이름을 붙이게 된다.
「리용」 암「센터」는 현재 이 방법으로써는 85%의 발암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파스퇴르」연구소는 앞으로 계속 방법을 개선해 나가면 1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발암물질은 의약품에도 포함되고 있어 약으로 병을 사는 격이 되고 있다. 「파스퇴르」연구소의 실험에 의하면 우선 먹는 피임약이 세포의 돌연변이를 유발, 가장 위험한 발암의 약품으로 지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살충제와 색소를 많이 사용하는 각종 화장품에서도 발암물질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상품 판매 전 4일 동안의 짧은 기간에 값싼 가격으로 발암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의 적용을 각 산업이 의무화할 것을 「파스퇴르」연구소가 제의하게 된 것이다. 【파리=주섭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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