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커」대량 용선에 나선 7대 석유회사-수수께끼로 등장한 원유의 조기 대량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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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제석유 독점 자본의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가는 천하가 다 아는 일. 예컨대 73년10월6일 4차 중동전 때는 「엑슨」「셸」등이 이 정보를 미리 탐지, 만선으로 항해중인 자사 「탱커」들의 귀항을 연기함으로써 폭리를 취하기도 했다.
한데 지난 5월부터 바로 이들이 「탱커」의 대부 용선에 나섰다. 「탱커」불황이 갈수록 심각해져서 적어도 78년까지는 용선료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인데 대 석유회사가 앞을 다퉈 용선에 나서고있는 것이다.
7대 석유회사 중 맏형 격인 「엑슨」사는 5∼7월 사이에 장기 용선만도 5척 1백17만t분을 해치웠다.
그밖에 「스포트·차터」(일항해용선)가 22척 3백55만t으로 불과 석달만에 5백72만t의 용선을 한 것이다.
한편 「모빌」사는 처음에는 지켜보는 자세를 취하다가 7월에 늘면서 한꺼번에 6척의 장기 용선을 했다.
또 「셸」「스탠더드·오일」(캘리포니아)은 장기 용선이 없는 대신 「스포트·차터」에 주력, 「셸」은 16척 1백8만t, 「스탠드」는 41척 3백51만t분을 계약했다. 문제는 이들이 이처럼 용선에 열을 올린 이유.
다시 말해서 원유의 조기 대량확보 이유이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껏 수수께끼이다. 일부에서는 10월 원유가 인상설과 관련해서 풀이하고 있으나 인상폭이 기껏 「배럴」당 1「달러」정도라는 얘기고 보면 딱 맞아떨어지는 설명은 못되는 듯.
게다가 대 석유회사 중에서도 「엑슨」「스탠더드」가 적극적으로 용선에 나서는데 반해「셈」「모빌」은 소극적인 편이어서 이들 사이에도 「정보」가 엇갈리고 있는 것 같다. <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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