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아주 집단 안보」론…각국 시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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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소련이 69년 제창한「아시아」집단 안보회의를 위한 선전을 일제히 시작함에 따라 중공은 소련이「유럽」안보 협력 정상회담 성공의 여세를 몰아 「아시아」에서도 집단 안보 체제의 실현을 강력히 추진할지 모른다는 악몽에 사로잡혀 있다.
주태 소 대사 「브리스·일리체프」는 최근 태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시아」집단안보 체제는「유럽」안보 체제를 본 뜬 것이 될 것이며「아시아」인들은「헬싱키」「유럽」 안보 정상 회담의 결과를 보아「아시아」에도 이 같은 체제를 적용시킬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중공의 관점에서는 소련이 제안하고 있는「아시아」안보체제가 오히려「아시아」안보를 저해하는 것으로서 세 가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공은 소련이 제안하고 있는「아시아」집단안보 체제가 현재 소련이 점령하고 있는 영토에 대한 중공의 영유권 주장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는 국경조항을 포함하게 될 것으로 믿고있다.
둘째로 중공이 우려하고 있는 점은 미국이라는 늑대가「아시아」에서 물러난데 이어 소련이라는 호랑이가 대신 들어설지 모른다는 점이다.
미국이「인도차이나」에서 패배한 이후 빚어진 공백 상태에 소련이 대신 들어앉아 이 지역을 그들의 세력권속에 끌어들이기 위해「아시아」집단 안보안을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 중공 측 견해다.
셋째, 중공은 소련이 중공을 포위하지나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일리체프」는「아시아」 집단 안보 체제가 중공을 겨냥한 것은 아니며 중공도 이 체제에 가입, 「아시아」평화 촉진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공은 이 같은 소련의 감언에 동요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아시아」국가들도 소련제안에 일단 의심을 품고있다.
「아시아」국가들은 대체로「아시아」문제는「아시아」인의 소관이라는 식으로 소련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쿠크리트·프라모지」태국 수상은, 동남아 국가연합(ASEAN)이 충분히 지역협력을 증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시사함으로써 소련안을 간접적으로 거부했다.
현재「아시아」국가 중 몽고만이「아시아」집단 안보 체제안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을 뿐이며 소련의「아시아」우방인 인도조차도 비록 이에 공공연히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진 않지만 유보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소련 국방상「안드레이·그래치코」는 지난해, 인도를 방문, 「아시아」집단안보 체제에 대한 인도 측의 강력한 지지를 호소했으나 결국 실망을 안고 귀국했다.
소련은 최근 집단 안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일본에 역력을 가하기 시작했으며 2주전에는 일본 민사당 대표단의「모스크바」방문을 계기로 집단 안보 계획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민사당의 지지를 획득하려고 했다.
그러나 대 중공 강화 우호 조약체결을 위해, 협상중인 일본이 소련의 압력에 굴복할 것 같지는 않다.
그뿐 아니라 일본은 북방 4개 도서 영유권문제로 소련과 아직도 분쟁 상태에 있는 것이다.
소련 제안이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기미가 보이자 중공은 소련에 대한 그들의 우려를 더욱 과대 선전하고 있는 것 같다.【AFP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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