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TV의 어린이 「프로」 비교육적 요소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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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라디오」·TV의 어린이대상 「프로」가 그들의 성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위태롭게 방치되어 오락적인 형태로 비교육적이고 부정적인 요인들이 은밀히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방송윤위 조사연구실이 지난6월30일부터 7일간(라디오)과 6월30일부터 21일간(TV)중앙의 TBC·KBS·CBS·MBC 등 4개「라디오」국(DBS는 어린이대상 「프로」없음)과 TBC·KBS·MBC 등 3개TV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어린이「프로그램」의 현황과 성향분석』결과에서 밝혀졌다.
이 현황과 분석에 따르면 「라디오」4개국과 TV3개국의 어린이 대상「프로」는 총 40편으로 대부분 주간 「프로」거나 일일 「프로」도 5∼10분의 짧은 시간. 전체 시간 량은「라디오」가 4개국 평균이 전체의 1.89%, TV가 3개국 평균 6.34%를 차지하고있다.
TV의 경우 「프로」편성은 만화물과 「필름」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24개「프로」중 15개「프로」가 외래수입품으로 62.50%나 차지하고있다. KBS는 자국 「프로」와 수입물 「프로」의 비율을 7대4로 자국「프로」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TBC와 MBC는 1대5와 1대6으로 해외제작「프로」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해외수입 「프로」의 대부분(15개중 10개)은 등장인물이나 지명·대사 등에 외국어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고 분위기도 이국적이다. 또 타「프로」의 제목·편집인등 제작관계를 밝히는 원어자막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고 외국어식 발음이나 성인대상의 문어체 등 어린이가 이해하기 어려울 만한 표현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또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틈바구니에서 상대를 사살하거나 서부악한들과 결투하는 장면 등은 악인에 대한 권선징악적인 요소는 좋으나 어린이의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그들의 정서함양을 저해하고 바람직한 가치관을 그르치게 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었다.
수입「프로」의 76.67%로 제1위를 차지하고있는 공상과학만화의 경우에도 터무니없는 자주국의 설정이나 상상과 이해를 훨씬 넘어서는 자주과학이 등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와 추리력을 키워주는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언어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언어의 경우 외래어 외에도 『저 자식』 『진짜 혼구멍을 내줄 테니까』 『기체후 일향만강』 『우리 아버지 말씀이 맞았어해』등 속어나 비어, 어린이들에게 적합지 않은 표현파 어투 등이 건강한 언어생활을 그르치게 하고 있다는 것.
어린이 「프로」의 광고에 있어서도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프로그램」광고와 토막광고를 합쳐 제과류 등 음식물이 68.5%를 차지하고 책이나 잡지·학용품 등 어린이 교양물의 상품에 대한 광고는 적을 뿐 아니라 광고문안도 『원숭이 궁둥이는 빨개…』(7월3일자로 방송금지광고로 규정)등 문맥의 발생이 좋지 않거나 노골적으로 소비성향을 자극하는 것, 극한적인 어투·의타적인 내용 등이 담겨 있다는 것.
또한 어린이「프로」의 광고 「모델」에 어린이가 직접 등장하는 것은 그 장면을 확인하는 어린이들 같은 처지의 똑같은 상품선전행위의 일원으로 동화하는 결과를 빚어내고 있다고 지적되었다.
「방륜」은 이 같은 분석결과에 따라 어린이 「프로」는 하나의 정책「프로」로서 무엇보다 강조되어야할 교육적인 측면이 외면 당해 편성이나 제작의도와는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①학습의욕을 돋우는「프로」의 개발 ②미취학 어린이를 위한 「프로」확대 ③해외제작 「프로」의 감축과 어린이들에 적합한 창작극 개발 ④어린이 「프로」의 시간양의 확대 ⑤언어의 순화 ⑥어린이「프로」에서 광고 정화 등을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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