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송금 특검 후보 우정권·송두환 변호사 조사할 회사 사외이사 지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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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 후보로 우정권(禹晶權.59.사시 14회).송두환(宋斗煥.54.사시 22회) 두 변호사가 선정됐다.

대한변협이 24일 두 사람을 노무현(盧武鉉)대통령에게 추천했고, 盧대통령은 3일 이내에 이 중 한 사람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변협은 이들에 대해 "주변의 존경을 받고 있으며 합리적이고 국익을 고려한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를 낼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수사대상인 현대와 외환은행의 사외이사를 지낸 경력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禹변호사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서울지검 검사와 서울형사지법 판사를 거쳐 서울변호사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2000년 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현대증권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번 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에는 2000년 5월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 주도로 현대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모금한 5억5천만달러를 비밀송금했다는 의혹이 포함돼 있다.

宋변호사는 충북 영동 출신으로 역시 경기고.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서울형사지법 판사 등을 거친 뒤 2000년 5월부터 2년 동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을 지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민변 출신들이 중용되고 있고 민변이 대북 송금 수사에 소극적 입장을 표시한 만큼 특검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宋변호사는 1999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외환은행 사외이사를 맡았다.

특히 2000년과 이듬해 은행 측으로부터 두차례 1만5천주씩 주식매입선택권(스톡옵션)을 받았으며,이중 1만5천주는 취소돼 1만5천주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산업은행 대출금 2억달러가 북한에 송금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요청에 따라 송금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재승 (朴在承)변협회장은 "두 사람 다 객관적 수사를 하는 데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4월 중순 특검 수사 시작=盧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면 특검은 20일 이내에 수사팀을 구성한다. 이 기간 중 특검은 특별검사보 후보 4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해 대통령이 2명의 특검보를 확정한다.

또 정부기관에 검사 3명.일반공무원 15명까지 파견 요청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특검 수사는 다음달 중순께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 15일 공포된 특검법에 따르면 1차 수사기간이 70일이며 30일, 20일 두번에 걸쳐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김원배.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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