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먼·메일러」의 새 작품 『격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다큐멘터리」작가로 『젊은 사자들』등의 작품을 써 널리 알려진 미국의「노먼·메일러」는「무하마드·알리」가 「조지·포먼」에게 도전, 세계「헤비」급 「타이틀」을 재탈환하는 「사각의 정글」을 소재로 『격투』라는 작품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격투』에서「메일러」는 「알리」가 「프레이저」 「켄·노턴」에게 패하고 의기소침해져 그의 특유의 떠벌림이 차차 약해져 갔을 때부터 「알리」의 「스토리」를 엮어 나간다.
이때 「알리」에게는 무엇보다도 일종의 영적인 구원을 필요로 했고 이것을 「메일러」는『검은 심장』으로부터 얻어냈을 것이라는 것.
『만일 「알리」가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승리할 수 없었다면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즉「알리」는 「아프리카」의 심장부인 일명 「콩고」로 불리는 「자이르」까지 원정, 「포먼」과 대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신적인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메일러」는 「알리」전용의 「조크」조차도 「포먼」의 계획된 강렬한 「침묵」앞에서는 한풀 죽은 응수 한갖 소음이며 자기의 약함을 드러낸 것에 불과했었다고 대전 전의 실전을 묘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리」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자기가 원하는 방법으로 상대를 유도할 수 있었던 재빠른 사태 적용, 명민한 두뇌「플레이」의 결과였다는 것.
제8「라운드」에서 「포먼」을 때려 누인 장면을 「메일러」는 자기 특유의 개성있는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나가떨어진 「포먼」은 한동안 그의 눈을 「알리」에게 고정시키고 움직이지 못했다.
「알리」를 세계 제1의 「복서」라고 인정이나 하듯이… 마치 자기의 임종에서 「알리」를 바라보듯 아무런 분노의 기미도 띠지 않고 「알리」를 올려다보고만 있었다….
「복싱」을 다만 인기로서가 아니라, 심리의 단속을 파헤치는 소설의 소재로서 다루려는 한 작가의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