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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무료 주치의 나선 의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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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강원도 원주시에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가난한 이들의 치료를 위한 종합 자선병원이 생겼다. 그러나 병원 건물을 없다. 원주지역 각 분야 의사 13명이 각자의 병원에서 극빈층 주민을 무료로 치료하기 때문이다.

 11일 낮 원주시 중심가 중국음식점에서 점심시간을 활용해 원주시빈의자의사회 희망나눔 업무협약식이 열렸다. 이날 협약은 원주시빈의자의사회와 원주시가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원주지역 가난한 시민을 무료로 치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약에는 원주의료원도 동참했다.

 협약 당사자인 ‘원주시빈의자의사회’는 ‘원주시 빈곤층 의료지원 자원봉사 의사회’를 줄인 말로 이날 공식 출범했다. 원주시빈의자의사회가 태동한 것은 지난달. 의사로서 안정된 삶보다는 장애인과 독거노인, 노숙인 등을 위해 1991년 갈거리사랑촌을 설립, 운영(본지 2011년 8월 31일자 23면)하는 등 복지사업을 해온 공로로 지난해 11월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선정한 제25회 아산상 대상을 받은 곽병은(63·사진)씨가 중심이 됐다. 그는 시상금 일부인 7000만원을 기금으로 내놓고, 원주시에 극빈층 의료지원을 제안했다. 여기에 뜻을 같이 한 의사 12명이 원주시빈의자의사회에 동참했다. 외과·내과 등은 물론이고 안과·이비인후과·정신과 등 다양한 진료과목의 의사가 포진했다. 무형의 종합 자선병원이라 부르는 이유다.

 극빈층 환자는 원주시 주선으로 원주시극빈자의사회 소속 의사에게 무료로 치료 받을 수 있다. 수술이나 입원치료 역시 원주의료원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의료보험 적용 대상자의 경우 본인 부담금은 원주시빈의자의사회 기금에서 대납한다. 대상자가 아닐 경우 치료비 전액을 기금이 부담한다. 초대 회장을 맡은 곽씨는 “병원 문턱이 높은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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