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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규모 소매치기 조직 두목 자수|부두목등 4명과 함께 "이제 마음 홀가분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전국 최대규모의 소매치기 조직인 허봉호파의 두목 허봉호(35)가 20일 밤 제2현장 사장(부두목)조상기(38)와 바람잡이 박정식(28)·손정현·「보디가드」김일용(33)등 4명을 데리고 서울지검 소매치기전담반(정구영·김진세 검사)에 자수했다.
이로써 검찰이 소매치기단속에 나선 후 허봉호파의 총 25명중 모두 10명이 자수했다.
허는 20일 하오9시쯤 서울지검 김진세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수할 뜻을 밝힌 뒤 서울중구을지로6가 대원「호텔」에서 찾아온 형사들과 함께 검찰에 왔다.
허는 『나이를 먹으면서 소매치기란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껴 자수할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두목이란 부하들이 자립할때까지 뒤처리를 해줘야 하는등 할 일이 많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고 밝히고 『자수를 하니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허는 그동안 검찰수사망을 피해 다니면서 몇몇 친하게 지내던 경찰관들에게 자문을 구했으나 대부분 『너는 현장에도 나가지 않았는데 자수할 필요가 없잖으냐』는 충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허는 하루평균 20만∼30만원어치의 금품을 소매치기해왔는데 부하10여명이 한꺼번에 출동할 때는 최고 1백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는 것.
허는 수입이 적을 때는 하루5만원, 많을 때는 30만원까지 경찰에 상납해 왔는데 이같은 상납은 모두 현장사장(부두목) 3명을 시켜 전달하고 자신은 보고만 받았다고 말하고 구속기 소된 서울시경 형사과 소속 김학선 경위와는 개인적으로 만나 하루2만∼3만원씩을 상납했다고 밝혔다.
허는 지난달 10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극장에서 부하들과 만나 자수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단 한사람의 반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시골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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