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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자양강장제 고사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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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서울대생약연구소소장 우원식 박사는 『고사리는 발암성식물』이라고 발표, 세인을 깜짝 놀라게 한바 있다.
유별나게 명절이나 잔칫날에는 으례 상에 오르는 고사리가 무서운 암을 일으킨다고 하니 사람들이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여러 가지 동물실험 결과 그와 같은 사실이 밝혀졌고, 구미에서는 식용식물도감이 아닌 독초도감에 기재할 정도로 아예 유독식물로 단정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먹지 않는게 좋겠다』는 우 박사의 경고다.
사실 고사리는 예부터 정력을 감퇴시키고 양기를 약화시키는 식품중 대표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수도승들이 금욕을 목적으로 고사리를 애용한다는 설이 있다.
그런데도 고사리처럼 일반에게 널리 사랑 받는 나물도 드물다. 명절 때, 제사 때 그리고 잔치상에는 으례 고사리 나물이 자리를 차지한 것이 어제 오늘 시작되지는 않았으리라.
그런데 그 고사리가 암을 유발시키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니 그동안 고사리 나물을 즐겨온 우리들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우 박사는 14마리의 흰쥐에 4개월 동안 식용고사리를 날것인 채로 먹였더니 1년만에 모두 죽었으며 그중 12마리에서 복암이 발생한 사실을 관찰했다는 것이다. 또 삶아서 먹인 12마리에서도 3마리가 장암을 앓았고 1년만에 모두 죽어버리는 실험결과를 얻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삶으면 독성이 약간 약화된다는 뜻이다.
한편 본초강목에서는 고사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성이 한골하고 맛이 감하니 포열을 제하고 수도를 이하게 한다. 삶아서 먹으면 심하게 향미하나 오래 먹으면 양기를 덜고 다리가 약하여 행보하지 못하고 눈이 어둡고 배가 창만한다.』
이뇨와 해열효능은 있으나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일본의 어떤 학자는 고사리의 독성은 말렸다가 삶으면 모두 없어지므로 걱정할 바가 못된다면서 오히려 자양강장 효험을 지닌 우수식품이라고 예찬한다. 심지어는 고사리의 독성이 적당한 농도면 제암효능을 발휘한다고까지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고사리는 1백g이 2백66 「칼로리」를 낼 정도로 고 「칼로리」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26·8%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고 「칼슘」이 68mg%다. 그리고 「비타민」A, B2, C 등이 비교적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방에서는 정신흥분제·탈항치료제·이뇨 및 해열제·자양강강제 등으로 고사리를 사용한다.
이렇듯 고사리가 유익한 식품인지 유득한 식품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분분하다. 우수영양 식품의 대표급인 시금치도 날 것으로 먹게되면 발암성을 발휘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얼마 전에 발표된바 있지만 세계국가에서는 여전히 시금치 요리를 즐기고 있다. 고사리의 경우도 보다 착실한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할 것 같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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