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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상연골 파열, 관절내시경으로 검사·시술 동시에 … 당일 퇴원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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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동네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장모(55)씨. 몇 개월 전부터 왼쪽 무릎이 아파 쪼그려 앉기조차 힘들다. 근처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 보니 무릎의 반월상연골이 파열돼 관절내시경 수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며칠간 식당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결국 몇 달 동안 약을 먹거나 찜질과 같은 민간요법으로 병을 키웠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하지만 수술기구와 방법이 발전하고 있는 데다 대기시간을 줄이면 당일 수술·퇴원이 가능하다. 생업을 포기하지 않아도 걸어서 퇴원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반월상연골은 위아래 무릎뼈를 보호하는 물렁 조직이다. 반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반월상연골은 체중부하가 걸리는 충격과 마찰 때문에 쉽게 손상된다. 연골이 망가지면 자세를 바꾸거나 무릎을 접을 때, 그리고 계단을 오를 때 무척 아프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회복되지만 찢긴 부위가 크면 관절내시경으로 봉합해야 제대로 기능을 살릴 수 있다.

무릎 관절내시경은 무릎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고 가느다란 기구다. 불과 3∼5㎜ 되는 절개선으로 들어가 다른 조직은 건드리지 않고 검사와 동시에 치료를 한다. 의공학의 발달로 관절내시경의 크기가 매우 작아졌다. 초소형 내시경을 이용해 닳아버린 인대를 제거하고, 관절 사이에 끼어있는 조직을 제거한다. 또 늘어나거나 파열된 인대를 봉합해 간단히 치료한다.

관절내시경의 장점은 부위마취로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 손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시술 후 통증도 크지 않다. 수술 시간은 20∼30분으로 절개 부위가 작아 출혈이나 수술 후 통증, 그리고 감염 위험도 크지 않다.

이렇게 내시경 시술이 발전하면서 당일 검사·치료·퇴원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당일 퇴원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는 대기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진단과 검사를 받으려면 환자가 불필요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 그래서 본원에선 간호코드제를 실시해 수술 전까지 준비시간을 확 줄였다. 간호코드제는 검사결과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다음 순서를 빠르게 진행하도록 전담직원이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또 하나는 마취방법이다. 무릎의 경우 경막외마취를 이용해 마취가 쉽게 풀릴 수 있도록 돕는다. 또 팔에는 신경차단술을 도입했다.

무릎 반월상연골 시술의 경우 기존의 척수마취를 하면 수술 후 24시간 누워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경막외마취를 하면 회복이 빨라진다. 3시간 안정을 취하면 보행이 가능하고, 6시간 후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요즘엔 작고 정교한 관절내시경이 나와 무릎뿐 아니라 팔목이나 팔꿈치·발목 등 모든 관절질환에 활용한다. 지금까지 스테로이드제로 통증을 달래던 시절에서 본격적인 관절내시경 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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