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한국연구기관협의회 학술회의 발표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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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직 「학」으로서의 개념정립조차가 불분명하지만 한국어·한국문학·한국사 등을 중심으로 한 한국학연구는 70년대에 들어서면서 구미 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크게 활기를 띠고있다. 지난 73년7월 「파리」에서 열렸던 제29차 동양학자총회가 회의 창립이래 최초로 한국어를 한국학 학술발표의 공용어로 채택했을 만큼 성장한 「세계 속의 한국학」연구현황을 서울「타워·호텔」에서 l3개국 한국학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고 있는 제2차 국제 한국연구기관협의회학술회의(1일∼8일) 발표내용을 중심으로 알아본다.

<70년대 들어 활기(개황)>「하버드」 등 세계 명문대에 박사 과정|「유럽」=인문, 미국=사회과학이 인기
60년대부터 흔히 중국학·일본학 등을 주로 한 동양학 속의 한 강좌로 끼여 자리를 굳혀온 세계 속의 한국연구도 이제는 아악·탈춤·무속·신앙연구 등으로 석사·박사학위논문을 준비중일 정도로 국내연구에 못지 않은 높은 전문적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 외국인들의 한국연구분야도 족보·향촌계 등의 사회적 분야를 비롯, 음악·문학·문화사·경제 등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한국학과가 정식으로 설립돼있는 대학은 오직 「파리」제7대학뿐이다. 독립된 「한국연구소」를 가진 대학으로는 미국의 「하와이」주립대와 「웨스턴·미시건」대학이 있는 정도. 한국학수강생은 어느 나라고 극소수인 실정이지만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소르본」, 「하버드」, 「콜롬비아」 등의 세계 명문대학에 모두 한국학에 대한 박사과정이 개설돼있다. 대체로 구미 쪽의 한국학연구 경향은 「유럽」이 한국어·한국문학·종교·문화예술 등을 중심한 인문과학이고 미주는 정치·경제·사회학·역사 등을 중심한 사회과학분야가 많다.

<「프랑스」가 가장 활발(구주)>박사만도 15명이나 배출|「런던」대에도 전임 교수
「유럽」쪽에서 한국연구가 기장 활발한 곳은 불란서-. 1956년 「호게노」교수가 「소르본」대학에 『한국어와 문화』라는 한국강좌를 개설하고 자신과 이옥 교수(현 「파리」제7대학)가 담당했던게 한국학 강의의 효시였다.
59년에는 「소르본」대학 안에 한국연구소가 설치되고 동양어학교에서 한국어 강좌가 시작됐다. 그 후 68년 학제 개편에 따라 「소르본」의 한국학과는 「파리」제7대학으로 옮겨졌고 전임교수로는 이옥·우철구씨가 있고 강사로는 「오랑」 「부셰」 「데샹」씨 등이 시간을 맡고있다.
56년 한국강좌 개설이래 「소르본」과 「파리」제7대학에서 제출 통과된 한국연구 박사논문수는 8편, 「파리」제3대학에서 2편, 기타대학이 5편이나 된다.
영국 안에서 한국학 전임교수가 있는 대학은 「런던」대학뿐이다. 현재 영국에서 한국학의 가장 권위자인 「월리엄·스킬렌드」교수가 53년이래 전임직을 맡고있는 「런던」대학교 동양학「아프리카」연구대학(SOAS)에 한국강좌가 처음 개설된 것은 1947년. SOAS 도서관은 한국관계 서적정리를 위해 시간제 한국인 사서 l명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
1950년대부터 강의가 시작된 독일 안의 한국학 정규강좌 현황은 「베를린」자유대·「보콤」·「본」·「퀼른」·「프랑크푸르트」·「함부르크」대학 등 6개 대학에 개설돼 있다. 이밖에 「괴팅겐」·「마인츠」 두 대학에서 언어학의 일환으로 한국어를 비정규강좌로 개설하고 있다. 「보콤」대의 극동연구과 안에 개설된 한국언어·문화전공반에는 「브루노·레빈」교수를 비롯한 강사 2명과 조수 1명이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한국어는 「베를린」·「본」대 등 5개 대학에서 졸업을 위한 부전공을 택할 수 있고 「프랑크푸르트」·「보콤」대 등 2∼3개 대학에서 전공으로 택할 수 있다.

<주목 끈 번역 『한중록』(호주)>한국학관계 장서 만 여권|번역도서로 기반 넓혀야
호주에서의 한국학 연구는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놓여있다. 극동「아시아」연구에 관한 한 호주에서 중심지로 일컬어지는 호주 국립대의 극동역사과에 아직 한국역사나 문화에 관한 연구실적이 없고 호주에서의 한국학연구의 미래는 호주 국립도서관에 한국학 서적이 8천여권이 있으며 이중에는 『승정원일기』 『패림』 등 중요 서적과 3백66개의 정기간행물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면에서 보면 긍정적이다,
호주국립대의 한국학서적도 5백여 권에 지나지 않는데 호주에서 한국학연구가 활발해지려면 우선 대학원생들에게 한국문화에 관한 흥미를 자극시켜야 되고 그러려면 현재 호주에서 『한중록』번역판이 나와 관심을 끌듯 중고서적 번역판이 나와야겠다.

<7개대서 강좌설치(미국)>한국연구기관 15개 넘어|아시아학회가 연구 주도
미국에서의 한국학연구는 역사가 짧은데 비해서는 급속히 성장했다.
현재 미국에는 15개의 한국연구를 위한 기관이 있다. 이중에는 주립대에 설치된 한국학 연구소도 두 개나 있다.
한국학 강좌가 설치된 대학은 「하버드」·「콜롬비아」·「워싱턴」남가주 「하와이」· 「켄트·스테이트」·「웨스턴·미시건」대 등 7개 대학-. 한국학연구를 주도하는 기관은 작년 창설된 「아시아」학회의 한국분과위원회와 「웨스턴·미시건」·「하와이」주립대의 한국연구소-.
현재 한국학 권위자로 꼽히는 학자 중 미국인으로는 「에드워드·와그너」박사(한국사), 「샤논·매큔」(지리), 「빈센트·브란트」(음악·희곡) 등을 들 수 있고 한인학자로 남창우(「웨스턴·미시건」대), 서대숙(「하와이」대), 윤정석(「미시건」대)씨를 꼽을 수 있다.
「아시아」학회 한국분과위원회원 2백명 중 한국연구 전문가는 50명에 불과한데 전공별로는 언어학(12명), 역사(6명), 정치(4명), 경제(5명), 사회학(3명), 음악·연극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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