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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쌍룡호 선장의 인도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공산독재 하에서 노예적 굴종으로 살기보다는 차라리 망망대해에 뛰어들어 자유선을 찾아 자유세계에 기착하겠다는 일념에서 생과 사를 건 해상모험을 감행했던 일단의 월남난민들의 애절한 해상「엑소더스」소식을 듣고 우리 십자성마을에서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쌍룡호의 거취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우리 뿐 아니라 세계의 양식들이 쌍룡호의 항해를 지켜보았다.
특히 천호동 한구석의 십자성 마을에서 「휠체어」에 앉아있는 우리 101동지들은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특수한 입장에서 우리 쌍룡호의 항해를 지켜보았었다. 두말할 것 없이 우리는 월남의 자유를 위하여 「베트콩」과 싸우다가 팔·다리를 잃기도 한 중상이 군인들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우리들이「휠체어」에 앉혀서 양손으로 바퀴를 굴리는 것을 곡예사의 곡예처럼 간단히 보는지는 몰라도 우리에게는 혼신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정상적인 건강인도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짜증이 나고 하는 법인데 황차 하체가 절단되어 오뚝이처럼 보조원에 의해서 옮겨져야만 하는 우리들의 입장에서 쌍룡호의 항해는 참으로 커다란, 관심사였다.
나는 비겁한 「티우」를 용서할 수가 없다.
최후의 일각까지 「사이공」을 사수했어야 할 헌법상 책무가 있는 월남 공화국의 대통령이 아니었던가. 자유 세계와 월남을 공산화에서 구출 해내기 위하여 우리 같은 이국 청년들도 월남전에 참여하여 목숨을 잃고 불구가 되어 돌아왔는데 말이다. 우리에겐 인지「쇼크」가 국내적으로 반사적인 효과를 거두어 상금 거국적 안보체제가 내실화 되어 가는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지만 나는 삼양항해소속 쌍룡호 선장 박명석씨를 위대하고 자랑스런 한국인이라고 공개 찬양하고 싶다.
박명석 선장의 훌륭한 인류애와 박애경신은 마땅히 전세계의 양식인들이 찬양해야만 한다. 22일간의 상해 방황중인 쌍룡호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정부 처사도 잘한 일이었으며 한국에 기착한 월남난민들을 우리 동포들은 보다 따뜻하게 도와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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