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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의 전시장 나토」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대서양동맹(NATO)은, 공산권에 대항해서 총60개 사단 1백30만 명의 병력을 보유한 방대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대한 군사력은 창설초기부터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그것이 바로 무기의 표준화라는 것이다.
이들은 자체에서 사용하는 무기를 동맹국들 각자가 갖고있는 군수산업의 제품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각 동맹국들이 경쟁적으로 이 「사상최대의 무기시장」에 파고듦으로써 「나토」군은 결과적으로 장비의 전시장처럼 되어버렸다.
만약 전쟁이 일어날 경우 이처럼 여러 종류의 무기를 「서비스」할 탄약과 부속품 및 정비시설을 갖춘다는 것은 비능률적 일뿐 아니라 큰 혼란을 빚게 되리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동구권의 「바르샤바」군은 『전투기는 「미그」, 「탱크」는 소련제 T-62』식으로 단일화되어있다. 「나토」군의 장비가 복잡하기 때문에 생기는 예산낭비만도 년간 1백억 내지 2백억 「달러」라고 한다.
미국의 「엑스·임텍」회사 사장 「토머스·캘러헌」씨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군대는 구직의 근거리용 화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6종의 근거리 「미사일」, 7종의 중거리 「미사일」, 그리고 5종의 장거리 「미사일」을 갖고있다.
가장 말썽이 많은 것은 역시 단가가 높고 따라서 이윤 폭이 큰 전투기분야이다. 현재 「나토」에서는 노후한 미제전투기 F-104 「스타·파이터」를 대체할 비행기를 어느 나라에서 구입할 것인가에 대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쟁은 미국제 F-16, F-17 및 「프랑스」제인 「미라지」-1E간에 벌어지고 있는데 전문가들은F-16과 17이 「프랑스」제인 「미라지」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판정을 내렸지만 「미라지」쪽이 가격은 훨씬 싸다.
그런데 「벨기에」「네덜란드」「덴마크」3국의 국방상들이 F-16을 구입하도록 건의한 반면 여기에 불만을 품은 「프랑스」가 외교경로를 통해 자기들의 비행기를 팔려고 들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현재 「나토」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무기상인들은 미국·「프랑스」·서독·영국·「이탈리아」등 인데 이들은 년간 9백억 「달러」의 「나토」군사비를 놓고 누가 더 많이 먹느냐에 혈안이 되어있다.
이 때문에 이번 「나토」정상회담에서는 장비의 표준화가 중요의제로 제기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표준화란 곧 5개의 무기 공급 국 중 4개국이 나가떨어지고 그중 하나만이 배를 불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 문제는 과거처럼 미해결로 넘어갈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장두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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