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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방황 20여일…쌍룡호 부산입항|월남난민 216명 태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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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금창태·연국희 기자】월남난민 2백16명을 태우고 2백40여 시간 동안 전란의 남지나 해상을 방황했던 삼양선박 소속 화물선 쌍룡호(트윈·드래건·6천2백23t·선장 박명석·40)가 1천4백여「마일」의 긴 항해를 끝내고 23일 정오 부산 외항에 입항했다. 갑판 위에는 대소「텐트」 6개가 쳐져있었다.
쌍룡호는 간이 해상검역과 입항절차를 끝낸 뒤 이날 하오 5시 부산항 제2부두(페리부두)에 접안, 난민들을 상륙시키고 인천으로 회항할 예정이다.
지난 4월 23일 전분을 실으려 「방콕」을 향해 인천항을 떠났던 쌍룡호는 출항 8일째인 지난 2일 상오 5시쯤 「사이공」남방 80「마일」(북위8도20분·동경1백4도38분)해상에서 난민들을 실은 채 기관고장으로 표류 중이던 월남해군 상륙정 1척과 통선들을 발견, 구출했으나 「필리핀」·대만·태국·미 해군「사타히프」기지 등으로부터 기항을 거절당하고 선상 반란위협까지 겪으며 해상을 떠돌다 출항 31일만에 우리 정부 배려로 부산항으로 돌아온 것.
난민수용소관리본부(본부장 권순복 부산시기획관리실장)는 난민들이 상륙하는 대로 5대의「버스」에 분승시켜 지난 13일 해군 LST 815호, 810호 편으로 도착한 난민들이 묵고있는 부산시 서구 대신동 구 부산여고 난민수용소 15∼23호실에 수용한다.

<부두>
쌍룡호가 도착하는 부산항 제2부두 (「페리」부두) 10번 선석에는 접안 1시간 전부터 난민들을 수용소까지 수송할 5대의「버스」와 군「트럭」 5대·「앰뷸런스」2대 등 수송차량들이 대기했고 선원가족들 10여명이 서성거렸다.
부두에는 난민수용소관리본부 행정요원 7명과 해양고등학교학생 30여명이 동원돼 난민들을 맞을 준비를 서두르고 적십자사직원 3명이 보리차를 준비했다.

<먼저 온 난민과 격리>

<수용소>
난민구호본부는 쌍룡호 난민들을 위해 22일 하오 8시까지 수용소 15∼23호실을 정리하고 여기에 수용됐던 난민 2백23명을 다른 방으로 옮겼다.
구호본부는 쌍룡호 난민들이 대부분 독신자들인 점을 감안, 이들이 수용될 방과 지난번 도착한 난민들이 쓰는 방 사이를 통행할 수 없도록 판자 벽으로 막았다.
쌍룡호 편으로 온 난민들의 수용번호표(2001∼2216번)도 청색 바탕에 먹 글씨로 써 흰 바탕을 사용했던 지난번 난민과 구별했다.

<소지품 신고 받고>

<검역 및 통관>
난민구호관리본부는 23일 상오 11시 삼양선박에서 마련한 2척의 연락통선으로 검역관계관 10명, 세관직원 10명, 입국관리소직원 4명, 구호본부행정요원 4명, 경찰관 15명 등 43명을 부산외항 오륙도 밖 해상에 정박중인 쌍룡호에 승선시켜 난민들의 개인소지품·무기 등을 신고 받고 검역을 실시했다.
관리본부는 난민들의 검역을 간이검역으로 끝냈으며 채변배양검사는 난민들이 수용소에 수용된 뒤 실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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