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 우리의 생활문화' 풍속화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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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속화(俗畵)라고도 불렸던 풍속화는 '신앙.종교.정치.생활.사상 등 삶의 온갖 모습을 담은, 인간이 살아가는 생활을 표현한 그림'이다.

때문에 풍속화는 하나의 시대적 증거로서 사회상, 구체적인 생활풍습을 담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관장 이종철) 기획전시실에서는 다음달 14일까지 '20세기 생활문화를 재현한 풍속화-이억영 화백 기증전'이 열리고 있다.

한강 등 실경산수를 주로 그려온 한국화가인 이화백이 전국의 명승지를 찾아다니다 '외도한' 풍속화 1백87점을 민속박물관에 기증한 게 계기가 돼마련한 전시다.

전시 첫머리에 있는 '전통과 현대의 만남'에는 덕수궁 대한문 앞 수문장 교대식, 배꼽티 차림에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경복궁.창경궁을 찾은 젊은이들을 화폭에 담은 요즘 풍속화들이 걸려 있다.

'잊혀져가는 것들'에는 관혼상제, 양반 사대부의 한평생 등을 담았다.

상여 앞에 굴건제복 차림의 상주들, 그 뒤로 문상객들이 늘어선 모습을 담은 '발인제'나 장지에 관을 묻고 돌아올 때 혼백을 모시는 작은 상여인 '요여(腰輿)'는 전통 상례(喪禮)의 많은 것들을 생략해가는 요즘엔 낯선 장면들이다.

'세시와 농경'은 대보름.유두.한가위 등 명절 모습과 갈이.써레질.타작 등의 모습을 담았고 '재미와 신명'은 탈춤.풍물 등을 표현하고 있다.

민속박물관은 풍속화가 묘사하는 행사의 실제 모습을 담은 사진이나 풍속화와 관련된 실물 소품들을 준비했다. '벼타작' 풍속화 옆에 타작에 쓰였던 농기구인 개상 실물을 같이 전시하는 식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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