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어버이의 품과 같은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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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정희 대통령의 영애 근혜양이 19일 하오 동양방송이 마련한 특별TV좌담「프로」 『나라사랑하는 마음』에 나와 요즘 청와대에서의 바쁜 일과, 또 육여사 서거 후의 어머니를 대신한 사회활동 등 자신의 주변이야기와 정상을 되찾은 대학가의 최근 동향, 인지사태 등 국가안보관에 대해 평소 생각했던 것을 자세히 말했다. 근혜양은 「베이지」색「원피스」차림으로 대한구국 선교단 부총재 신동욱 박사, 새문안교회 강신명 목사, 주부 이재숙씨, 서울대 사대 영어교육과 4년 이현수군 이화여대 교육과 2년 최치숙양과 함께 TV를 통해 40분 동안 환담했다.
좌담에서 근혜양은 『나라는 어버이의 품과 같아 나라 없이는 모든 것이 다 소용없다는 것을 인지사태를 통해 배웠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맡은 직분을 충실히 이행하고 단결하는 것만이 나라사랑하는 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TBC 박종세 방송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근혜양은 청와대에서의 하루일과가 궁금하다는 최양의 첫 물음에 대해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에 온 집안이 허전하고 비어있는 듯한 분위기를 메우기 위해 아침에는 직접 아버님 식사시중도하고 국민들이 보낸 편지 내용을 말씀드리기도 하고 시국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며 아버님을 모시고 하오에는 개인·단체손님들을 맞는 것이 즐거운 일과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독서·산책·운동 등 할 일이 많아 계획표를 짜보기도 하지만 너무 바빠 엉망이 되어 버리기가 일쑤여서 내게 주어진 일, 필요한 일부터 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다』고 밝힌 근혜양은 『요즘에는 평소에 보지 않던 신문기사 등도 자세히 읽고 영양음식 등 살림지혜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부 이재숙씨가 육여사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를 대신하여 많은 활동을 하는 동안 느낀 점을 듣고 싶다고 하자 근혜양은 『열심히 해보려는 정성뿐이지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고 겸손해하며 『학교시절에 숙제나 시험문제를 풀 듯이 하나 하나씩 최선의 노력으로 모든 일을 해나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일해나가고 있다』면서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에 자립심을
더 많이 갖고 활동하고 있으며 큰 반려자인 어머님을 잃으신 아버님이 나라 일을 보시느라 슬픔의 심정도 토로하지 못하고 꿋꿋이 나가시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화제가 인지의 공산화와 월남난민의 우리 나라 귀환에 이르자 근혜양은『잃었다는 것에 대한 동정이 앞서기보다 우선 자기나라는 자기나라 사람들이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해 졌다.
나라를 뺏긴 후에 남이 도와주지 않아서 그랬다는 것은 어버이가 돌아가신 후에 생전에 효도를 다하지 못했다고 후회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예를 들어 설명하고 『공산당들은 나쁘긴 하지만 악착스럽게 목숨을 걸고 나라를 차지하려는 점등은 우리로서도 배울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근혜양은 또 『부유하거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 부나 능력으로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자기에게 맡긴 것으로 생각해야하며 남을 비방하거나 헐뜯기에 앞서 각자 자신부터 반성하는 자세가 아쉽다』고 사회부조리현상을 지적했다.
요즈음 개강하기 시작한 대학가와 대학생문제에 대해서 근혜양은 자신이『조그만 선배』라고 웃으면서 『공부는 사회에 일단 나가면 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교시절에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키우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학생들이 평소에 정치에만 너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도시미화라든가 문화적인 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공부를 열심히 해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근혜양은 또 『아버님을 퍽 딱딱한 분으로 아실 것 같은데 집에서의 아버지는 그렇게 다정다감할 수가 없고 돌아가신 어머님이 뭘 물으시면 종이와 「볼펜」을 갖다 일일이 써 가시면서 자세히 설명하신다』고 말하고 『아버지의 매력은 소박하고 거짓이 없는 것이며 숫자에 대한 기억력이 비상하다』고 말하기도.
근혜양은 국민들이 월남난민들을 따뜻이 맞이하는 것을 보고 『콩 하나라도 나눠먹는 국민성을 보는 듯해서 기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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