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9)어른들의 반성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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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5일은 쉰 세 번째 맞는 어린이 날. 돌이켜보면 이날이 제정된 것은 1923년 3월16일 일본「도오꾜」에서 소파 방정환 선생을 중심으로 한 몇몇 유학동지들이「색동회」라는 어린이 단체를 조직한데서 비롯됐다.
소파선생은 색동회의 발회 식을 그 해 5월5일로 정하고 이날을「어린이날」로 이름지었다. 이어 색동회의 뜻을 편지에 담아 서울의 동지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본국에서도 그 해 5월5일 제1회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렇게 해서 햇볕을 보게 된 어린이날은 반세기를 통해 기념되고 있으며 색동회를 비롯한 18개 아동교육 및 문화단체는 지난 72년2월 이날을 어린이들이 부모와 같이 즐길 수 있는 공휴일로 정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다행히 53회 째를 맞는 올해부터 이날이 공휴일로 정해져 감회가 새롭다.
색동회가 당시 이날을 기념, 여러 가지 행사를 벌인 근본정신은 우리민족의 자주독립에 있었다. 그때부터의 부르짖음은 『씩씩하고 참된 어린이가 됩시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며 도와 갑시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이 같은 정신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그동안 사회에서는 어린이문제에 대한 계몽선전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그전과는 달리 어른들이 이날만이라도 어린이들과 하루를 조용히 보내면서 일상생활을 반성하고, 다정한 가운데 우리의 현실을 이해시키며 나라의 장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깨닫게 하는 것이 보다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이 시점에서 어린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부탁하고 싶다. 『일찍 일어나서 부모에게 공손한 인사를 하자, 내 마음을 속이지 말자,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를 알고 배우자,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인가를 잊지 말자, 항상 웃는 얼굴로 정답게 말하자,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내 나라를 생각하자, 시간과 약속을 꼭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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