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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인각색…각국 원수들의 여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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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다음은 기행으로 유명한「우간다」의「아민」대통령을 비롯하여「포드」미국대통령·「윌슨」영국수상·「프랑스」의「지스카르-데스텡」대통령·소련공산당서기장「브레즈네프」등 세계각국의 지도자들이 그들의 취미와 여가생활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를 알아본「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의 글을 옮긴 것이다. <편집자 주>
「우간다」대통령「이디·아민」장군은 세계정치지도자 가운데서 가장 여가를 즐기며 그가 손대는 경기에서 패배를 하지 않는 것으로 너무도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운동을 좋아하는 이 거인은 운동보다 승리하기를 더 좋아하여 그의 상대자들은 현명하게도 이 변덕쟁이를 실컷 만족시켜 주는 것이 뒤탈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
「캄팔라」국제 호텔에서 자주 벌어지는 수영경기를 예로 들어보면 그는 늘 우승한다 「아민」은 물 속에서 선두를 뺏으려고 갑자기 그의 경쟁자들을 밀어 제치기 때문에 그의 경쟁자들은 처음부터 선두에 나설 마음을 갖지 않는다.
「우간다」자동차 경주에서도 자신의「시트로엥·마세라티」차를 위협적으로 몰았기 때문에 아미」은 여유 만만하게 우승.
지난해 12월 전「아프리카·아마추어」권투 선수권 전에서「아민」은「샤쓰」와「넥타이」차림으로「리」에 올라「우간다」권투「코치」를 단 한방 때렸다. 체육기자들은 만장일치로「깨끗한 KO」승을「아민」에게 안겨 주었다.
그러나「아민」은 진정한 의미의「해외휴가여행」을 결코 떠나지 않는다. 그가 없는 사이에 무력을 손쉽게 움직일 수 있는 어떤 군인이「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어 늘 있기 때문에 그는 결코 국외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검은「아프리카」지도자들의 대부분은 결코 해외여행을 하지 않고 있다. 단「자이르」의「모부투·세세·세코」대통령의 유명한 예외를 빼고.
「모부투」는「스위스」와 프랑스에 장원을 갖고 유럽 수도나들이를 즐긴다.
그러나 그가 해외로 떠날 때는 그의 권위에 도전할 모든 잠재적 지도자들을 그와 함께 대동하고 떠날 따름이다.
따라서 수행원의 수도 많아 여행비도 굉장히 많이 든다.「모부투」가 그 많은 여행비를 즐겁게 지불하는 것은 그래야만 국내에「쿠데타」를 일으킬 사람이 한사람도 남지 않기 때문.
「골프」는 대체로 세계각국의 원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즐기고 있다.「포드」미대통령은「톱·클라스」의「프로·골퍼」「잭·니컬러스」「데이브·스톡턴」「리·엘더」등과 자주 어울린다.
「포드」의 골프 솜씨를 놓고 최근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재키·그리슨·오픈」전.
「포드」는「파」72「코스」에서 1백을 쳤지만 그날은 운이 나빠서 그 정도밖에 못 쳤다는 명이 내려졌는데「스록턴」은「포드」의 실력이「핸디」10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겨 주었다.
또 한사람의「골프」광은 남아연방의「존·포르스데르」수상.
그는 어찌나 골프를 좋아하는지 국회가 열리고 있는 중에도 빠져 나와 그가 좋아하는 「프레토리아·코스」나「케이프타운·코스」에서 유유히「스윙」을 할 정도.
「핸디」17인「포르스데르」수상은 남아연방이 배출한 유명한「프로·골퍼」인「게리·프레이어」와 자주 어울린다. 영국의「윌슨」수상도 골프를 무척 즐기는 편(핸디18)에 속하지만 거듭되는 난국으로 어쩔 수 없이 골프를 포기했다고.
그밖에「골프」를 즐기는 국가원수로는「마르코스」필리핀 대통령,「수하르토」인도네시아 대통령, 이광요 싱가포르 수상, 말레이시아의「라자크」수상과「쿠크리트·프라모지」태국수상, 「카운다」「잠비아」대통령 등을 꼽을 수 있다.
골프 다음으로 각국 원수들이 즐기는 것은 사냥이다.
남아연방의「노르스데르」수상이 역시 사냥에서도 첫손을 꼽을 만하다.
그는 사냥「시즌」만 되면「로디지아」까지 원 정가 코끼리를 잡는데 그를 따라서 사냥을 해 본 사람은『눈이 빠르고 명중률이 정확하다』고 혀를 내두른다.
「파키스탄」의「부토」대통령은 사냥솜씨로 나라를 통째 얻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나중에 초대대통령이 된「이스칸더·미즈라」장군에게 얼굴이 팔렸던 것도 오리 따위의 새 사냥에 기를 쓰고 다닌 덕분이었다. 50년 「미즈라」가 대통령에 취임하자「부토」는 상무장관으로 임명되어 출세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볼리비아」대통령「우고·반세르」장군은 자기나라의 동부 정글지대에서 대대적인 사냥을 벌이는가 하면「에이레」의「리암·코스그레이브」수상 역시 사냥 광 중의 하나로 꼽힌다. 「코스그레이브」수상은 육류 중 말고기를 가장 좋아하면서도 1주일에 2∼3일 새벽 같이 일어나 반시간 가량 승마를 즐긴다.
「지스카르-데스텡」프랑스 대통령은 재상으로 있을 시절, 대규모 사냥시합에 재미를 붙여「아프리카」에서 몇 차례「사파리」를 주선하곤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아직 사냥 나갈 만한 여가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브레즈네프」소련공산당 서기장의 취미는 그가 지독한 골초에다가 먹성이 좋고 자동차 수집광이라는 것 말고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의례적으로 그가 받은 선물에는 미국으로부터「시볼레」와「캐딜랙」, 프랑스의「르노」, 독일의「벤츠」와 BMW 승용차들이 들어 있다. 그러나 그도 역시 사냥꾼 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다. 「키신저」미 국무장관은 멧돼지사냥에「브레즈네프」를 따라 나선 적이 한 번 있으며「닉슨」전대통령은 그에게 사냥총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세계에서 제일 인기 있는 경기인 축구는 국가원수들도 대부분 좋아하고 실제로 운동장에서 뛰는 사람도 있다. 축구에 관한 한 제일먼저 꼽아야 할 사람은「부탄」의「지그메·싱·왕추크」왕이다. 세계에서 가장 어린 18세의「부탄」왕은 지역「팀」의「스타·골키퍼」이기도하다.
왕이 직접 출전한다고 해서 경기 도중에 봐주는 법은 없다. 만약 왕의 상대편에 낀 보좌관들이 왕이 어려워 쩔쩔매면 실격이다. 다만 좀 다른 것은 호위병들이 경기장 근처를 경비하고 있다는 정도. 그렇지만 왕이 지키고 서 있는「골」에다 공을 차 넣는 무례(?)는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에콰도르」대통령「길레르모·로드리게스·라라」장군이나,「페루」군사정권의 대통령 「환·벨라스코·알바라도」장군도 직접 운동장에서 뛰기를 좋아한다. 「로드리게스」대통령은 2년 전 병으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서 이제 뛸 수는 없지만 그 대신 수영을 즐기고 특히 「포커」같은 카드놀이를 좋아한다.
프랑스의「지스카르」대통령도 한때「아마추어」축구 팀에서 뛰었었다. 교황「바오로」6세는「이탈리아」「팀」이 뛰는 국제경기 때면 TV를 본다.
수영·배 타기 등 물과 관련되어 있은 활동도 많은 사람들에게 지루한 시간을 잊게 한다. 「포드」미국대통령이「풀」을 갖추어 놓고 거의 매일 수영을 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 「나폴리」태생인「이탈리아」의「조반니·레오네」대통령은 바다를 사랑하여 수영과 모래찜질을 좋아한다.「이탈리아」수상「알도·모로」씨는「레오네」대통령보다 한술 더 떠 작은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거기서 해안까지 헤엄을 쳐 되돌아오는 것을 즐긴다.
태국의「부미블」왕은 자신의 경주용 보트를 갖고 있으며「타이」해안에서 왕족과 평민간의 경주를 벌이고 승패에 불구하고 아무런 불평을 않는다. 그는「재즈」음악가로서 태국의 대중가요를 작곡하기도하며「아마추어」화가로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서독의「헬무트·슈미트」수상도 배 타기를 좋아하고「오르간」연주를 즐긴다.「파라과이」를 21년간 통치해 온「알프레도·스트로에스네르」대통령은 민물낚시를 퍽 즐긴다.
사냥과 축구를 좋아하는「프랑스」의「지스카르」대통령은 정구에도 일가견이 있어 그의 솜씨는「프로」못 지 않게 유명하다.
그는 과거 IMF총회 때 미국대표로 참석한「조지·슐츠」전 재무장관과 두 번이나 경기를 가진바 있다.
중공의 모택동에게도 취미가 없을 수 없다. 그는 한때「댄스」를 좋아했다. 모는 젊은 시절에 병사로 소환된 어느 소녀와 축음기 소리에 맞춰 춤을 춘 일이 있기도 해 그의 취미라면 춤을 꼽을 수 있겠다. 그는 독일의 정치인「라이너·바젤」에게서 빙상·「스케이팅」을 배운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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