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거미줄」이 조국을 다시 뒤덮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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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월의 강령은 실제로 무시되어 온 여러 가지 측면에 역점을 두고 정치제도의 민주화를 시도한 정책이었다. 이는 우리의 사회주의 건설을 달성하기 위해 거쳐야 할 도정이었다. 따라서 조만간 당시의 강령과 현재의 위기로 생성된 견해차이의 해소방안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소련 및 기타 사회주의 우방과의 우호는 불가피하며 서방세계와의 접촉은 화해시대에 있어 당연하다. 나는 비 사회주의 국가들의 좌파 정당과의 협력도 희망한다. 사회주의운동의 발전은 이 같은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식인들이 노동계급에 대해서 지도적 역함을 강력하게 행사하지 못하는 점을 우려한다.
나는 이러한 내 견해가 차라리 과오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권력을 보유하는 가장 중요한 계급이 돼야만 할 노동계급은 강압적으로 농간 당한다는 것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그들이 알고 있는 진보와 향상에 대한 모든 희망을 박탈하고 또 하나의 다른 강령이 강요되고 있다. 인민은 자유롭게 이야기할 가능성을 모두 박탈당했다.
다시 말해 당의 정책에 관해 의견을 말하거나 사회의 업무들을 결정하면서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정책은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들을 말살하는데는 성공을 거두었을지언정 당과 60년대의 사회, 다시 말해 68∼69년이 아닌 68년 이전의 사회에 위기를 몰아 온 모순들 중에서는 어느 하나도 해결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나는 확신한다.
나는 대중이 노동분야에서 계획을 달성하고 있다는 추론을 내세우는 정부의 자기 만족을 거부한다. 인간은 빵만으로는 살수 없는 것이다.
인간이 작업결과를 기록하는데 선두에 섰다고 해서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당은 인간이 활짝 꽃피고 자기발전을 할 수 있도록 사회 모든 분야의 개화를 소망해야 한다.
사회주의는「브르좌」제국주의의 선전에 동요되고 있다. 그들은 사회주의 국가들의 과오와 불충분한 점을 이용할 뿐이다. 우리는 제국주의자들이 꼬집어 내는 과오의 원인과 근원을 극복하지 않고는 이 선전을 이겨 낼 수가 없다.
당과 정부의 지도부가 해결책을 갖지 못할 때 그들 노선에 대해 복종하고 공산주의의 단결의 교조에 순종하도록 무력을 휘두른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당 내부에서「레닌」주의를 왜곡하는 것이며 완전히 타인을 침묵시킴으로써「마르크시즘」의 어떤 일부만을 뚜렷이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각 공산당간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실제적으로 내부문제의 해결을 과제로 안고 있은 당에 책임이 있다는 원칙을 존중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마 세계적인 관점에서거나 아니면 유럽이 공산당간에서 만이라도 채택될 수 있은 하나의 해결원칙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이는 실제적으로 공산당들이 당내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분열주의자들 집단이 이 이상 더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나는 정치적 문제에 관한 나의 전해를 밝히고자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 밑에서는 누구와 이 문제를 토의할 가능성도 없으려니와 소망하지도 않는다.
나는 개인권력체제는 지배수단의 총체를 이루었다는 사실을 이전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이를 극복하고 막아야 하며 이의 존재와 왜곡을 저지해야 한다. 바로 이것은 우리들이 이미 부분적으로나마 실현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사회주의를 위기에서 구해 낸다는 구실로 여론을 조작하여 버티어 나가겠다는 그들 자신의 생각을 이론적 조직적정치적으로 파괴해야만 한다.
이 수단방법을 고발하지 않는 것은 특히 젊은 세대에 있어서 순응과 무관심이라는 위험한 능력을 길러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바로 불의와 타협하는 생각을 살찌우는 것과 같다. 인간은 그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때로는 동지와 심지어는 가까운 친구까지 희생시킬 수 있다. 바로 이점이 사회주의 속에서도 인간권리의 행동적인 옹호이며 이념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과오(나 자신만의 것이 아니다)가「위기의 교훈」에서 드러났듯이 공과 사회내부의 심화되고 항구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에 있어 내 나름의 견해를 가졌던데 있었다고 이 편지에서 밝히고자 한다.
거미줄은 국가의 모든 생활을 다시 뒤덮고 있다. 권력의 남용, 사회주의와 당의 원칙의 위반, 인간권리의 모독이 바로 이 거미줄인 것이다. <끝> 【르·몽드지=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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