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졸업생 취업률은 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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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의 각 대학교는 73년 말에 밀어닥친 유류 파동으로 인한 경기 불황과 심한 「인플레」에도 불구하고 75년 졸업생 취업율이 90%에 달한다고 발표, 『본 대학에 관한 한 심각한 취직난은 없다』고 장담하고 있다. 한때 「취직 전선」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대학생들의 취직 문제가 과연 얼마나 해소 됐는지, 취직 성향과 취직율을 알아본다.
각 사립 대학교 학생처에서 공개한 75년도 졸업생 취업율은 연세대 81·5%, 고려대 94· 3% (정릉 분교 87·1%), 성균관대 87·3%, 서강대 97%로 『취직난은 없다』는 장남이 나올만한 높은 수치이지만 이 취직율 속에는 장교 및 사병 입대자, 대학원 진학자 등이 포함돼 있어 실질적인 취업율로 보기는 어렵다.
학교측은 대학원 진학자나 외국 유학생을 실직자로 계산할 수 없고, 장교 입대자도 충분한 생활급을 받는데다 직업 군인으로 전향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역시 취업으로 간주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사병 입대자는 장교와 같은 생활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제대 후 자동적으로 취업이 되거나 학교측에서 취업을 알선해 주는 경우도 별로 없으므로 취업자에서 제외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별 항 통계표에서와 같이 입대자를 제외시키면 각 대학 취직율은 학교측의 장담이 무색해질 정도로 낮아지고 만다. 학교측 발표 수치로 보더라도 금년도 취업율은 작년에 비해 연세대가 85·4%에서 81·4%로, 고려대가 94·3%에서 89·1%로 약 4%씩 떨어진 반면 진학자 수는 연세대의 경우 작년의 1백23명 보다 53명이 늘어난 1백76명. 경제 불황으로 기업체들의 사원 모집이 작년에 비해 30% 정도 밖에 안돼 금년도 취직 문은 더욱 좁아졌다.
각 단과대학별로 취업 상황을 살펴보면 의대·치대·약대·간호대·상경대 등은 예년과 다름없이 높은 취직 율을 보여 주고있다.
특히 상경대는 공개 채용 대신 학교에 추천 의뢰한 기업체가 부쩍 증가해 학교마다 공급이 달렸고 따라서 졸업생들이 회사를 취사 선택하는 현상까지 빚었다.
상경대의 기업체와 금융계의 취업자 수 대비를 해보면 연대 98‥41, 성균관대 114‥77, 서강대 31‥11로 『졸업생들이 금융계보다는 기업체 우선으로 진출했다』는 학교측의 설명을 뒷받침해 준다.
문과대학은 타 대학에 비해 취업율이 저조한 편인데 유독 영문과는 학교마다 거의 전원 취업된 것으로 나타나 이채롭다.
영문과 다음으로는 독문과가 취업이 높아 국내 기업체에서 많이 사용하는 외국어 순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공 대학은 이학부는 공학부에 비해 거의 절반 밖에 안 되는 낮은 취업율로 국내에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연구 기관이 적다는 것을 나타내준다.
취업 성향으로 보더라도 공학부는 주로 전공에 관계되는 분야로 진출한 반면 이학부는 전공과는 무관한 금융기관·언론기관 등에 취업하고 있다.
정법대는 일반기업·금융기관·국공기관·언론계 순으로 취업해 학생들이 전공보다는 실리 위주로 직업을 선택했다는 인상을 준다.
농대는 작년의 84·9% (입대 포함)에서 올해 89·7%로 상승했고, 전체의 50% 정도가 일반 기업체와 금융기관에 취업했다.
음대는 65명 중 진학 14명, 취업 28명으로 극히 저조한데 학교측의 한 당국자는 『여학생의 경우 집에서 개인 「레슨」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들도 취업으로 포함시킨다면 무척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녀별로 볼 때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직장을 가져야 한다는 심적 압박감이 적어 취직을 적극 노력하지 않고 취직하게 돼도 여자라는 「핸디캡」 때문에 거부 당하는 수가 많아 남학생보다 취업율이 낮다는 학교 당국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일부 여자대학교는 직업 보도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졸업생들의 취업 통계조차 안내고 있을 만큼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남녀별로 취업 통계를 낸 연세대의 경우를 보면 신병 입대자를 제외한 전체 남학생 취업율이 71·7%인데 비해 여학생은 70·9%로 큰 차이가 없다.
성균관대의 74년 한햇 동안의 재학생 부직 현황 표는 오히려 여학생들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 대학 총 취업율이 작년보다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문과대·가정대·간호대 등의 여학생들 취업율은 증가 추세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증명해 준다.
서울대는 이전·통합 관계로 공식 집계가 나와 있지 않지만 공대의 경우 입대자 제외 취직율은 84·6%. 직장별로 보면 공장 현장 취직자가 32·9%를 차지해 제일 많고 기업별로는 사기 업체 중 현재 「그룹」 24명, 국영기업체 중 한전이 14명으로 가장 많다.
또 한양대는 총 취직율 85·1%, 입대자 제외 69%. 동국대는 총 취직율 67%, 입대자 제외 59·8%이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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