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잘」 사우디 왕 피살|"정신 착란" 조카가 궁전서 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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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리야드 25일 로이터 AP합동】세계 최대 석유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11년간 통치해온 절대 군주 「파이잘」 국왕은 25일 아침 (현지 시간) 그의 궁전에서 정신착란증 환자인 조카 「파이잘·이븐·무사에드·이븐·압둘·아지즈」 공 (28)이 쏜 총탄에 맞아 서거했다. 향년 69세. 「리야드」 방송은 「파이잘」 국왕이 이날 아침 「모하메드」 탄생 기념일을 맞아 그의 궁전에서 하례를 받던 중 그의 조카 「파이잘·이븐·무사에드」공이 쏜 여러 발의 총탄을 맞고 병원으로 급송 되었으나 끝내 숨을 거두었다고 말하고 저격자는 여러번에 걸쳐 정신병 치료를 받은바 있는 정신착란증 환자이며 범행의 정치적 동기는 전혀 없다고 발표했다. <관계 기사 2, 3면에>
「파이잘」 국왕이 운명하자 왕실 각의는 긴급회의를 소집, 고 「파이잘」왕의 후계자로 정해진 그의 맏동생 「할리드·이븐·압둘·아지즈」 공 (61)을 새 국왕에 만장일치로 추대했으며 「할리드」 국왕은 즉석에서 그의 동생인 「파드·이븐·압둘·아지즈」공을 새 후계자로 임명하는 한편 자신이 맡아온 제1부수상직을 인계했다.

<장례식 오늘 거행>
왕실 당국은 장례식을 26일 거행한다고 발표했는데 해외의 수많은 국가 원수들이 「리야드」에 속속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야드」궁 대변인은 조사 결과 이번 「파이잘」왕의 암살이 그의 조카에 의해 단독으로 이루어졌으며 배후는 없다고 발표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관리들은 국외 세력이 개입된 정치적 암살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베이루트 25일 UPI동양】「사우디아라비아」의 신임 「할리드」 왕은 25일 자기는 고 「파이잘」왕의 정책과 노선을 답습하겠다고 선언했다. 「할리드」왕은 왕에 추대된 직후「리야드」 방송을 통해 발표된 첫 정책 성명에서 『우리는 이번 참변을 당하여 우리가 전왕의 사명을 완수하고 그의 노선을 추구하는데 있어 신의 은총과 조력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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