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청운·삼선·동숭 지구|복원계획 계기로 그 전모를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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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청운지구(종로구 청운동)를 비롯, 삼선지구·동숭 지구의 성벽은 세종 때 개축된 것이며 청운지구에 2천3백30m, 삼선지구 3백m, 동숭 지구에 9백50m가 각각 남아 있다. 성곽의 개축공사는 세종 3년(142l년) 1월15일에 착공, 같은 해 2월23일에 끝났으며 이태조때 일부 쌓은 토성을 헐고 모두 석성으로 바꾸어 쌓았다.
세종 때 성벽의 높이는 고지대 16자, 중간지대 20자, 평지 23자였으며 수구를 넓히고 성벽안팎 양측에 폭 15자 크기의 통로를 만들어 성곽을 순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색.
이 개축공사에 동원된 장정 수는 연 32만2천4백60명으로 당시 성내 인구 10만3천3백28명보다 3배나 많았으며 혹 한기 공사로 인부 8천7백21명이 숨지는 큰 희생을 치렀다.
성벽의 축조양식은 돌을 장방형으로 다듬어 큰돌로부터 위로 점점 작은 돌을 사용했기 때문에 굄돌을 쓰지 않았다.
청운지구의 성벽은 사직「터널」에서 인왕산중턱으로 이어졌으며 성터는 초석만 남긴 채 큰 길이 됐다.
이 길은 서대문구 현저 동과 행촌동 쪽으로 이어졌으며 성터는 동네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
성터 서쪽(서대문구 현저1동46·행촌동210)에는 무허가 불량주택 1백 여 채가 꽉 들어서 있다.
동숭 지구의 성벽은 종로구 동숭동 산6 일대에 남아 있으며 동숭 지구 시민「아파트」의 건축 때 성터를 헐어 택지를 조성했고 남아 있는 성벽도 이곳에 들어선 무허가 건물들의 축대와 담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성북구 삼선동1가 산46일대 성벽은 서울시가 이곳을 불량주택 양성화지구로 승인해 지난 69년부터 일부주민들이 성터를「불도저」로 밀어내고 주택단지를 조성해 성이 있었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황폐된 곳이며 복원계획이 알려지자 이곳 주민들이 큰 반발을 보여 시는 이 지구의 복원계획을 취소키로 했다.
시는 청운지구 성벽의 복원공사를 올해 착공, 연말까지 끝낼 계획이며 성벽의 복원에 따라 사직동의 매동 국민학교 어린이들이 독립문 쪽으로 돌아 학교에 가는 불편을 덜어 주기 위해 통학 로를 남겨 놓고 성을 복원키로 했다.
또 동숭 지구는 이 일대에 들어선 무허가 주택주민들의 주택문제를 해결한 뒤 복원계획을 확정키로 했다. <이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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