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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특하군, 수시입출금 예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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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난해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7%(신규 취급액 기준)였다. 목돈을 묻어두기엔 많이 아쉬운 금리다. 지난해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이 8년 만에 처음 줄어든 것도 금리가 워낙 낮아서다. 그런데 단기간 넣어둬도, 중도에 해지해도 이와 비슷한 2%대 중반의 금리를 주는 은행 상품이 있다. 고금리로 무장한 수시입출금 예금이다. 보통 수시입출금 통장은 연 0.1% 쥐꼬리 금리를 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들도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자금이 잠시 머물기에 좋을 만한 상품들이다.

 복잡한 조건 없이 2%대 금리를 주는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SC은행 ‘마이심플통장’이 있다. 일별 잔액이 300만원 이하면 연 0.01%, 300만원 초과금액엔 연 2.4% 금리를 준다. 예컨대 1000만원을 넣어뒀다면 그중 300만원엔 0.01%, 나머지 700만원엔 2.4% 이율을 적용하는 식이다. 따라서 여유자금을 단기간 굴리기에 적당하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이 상품은 1년 만에 수신고 3조원을 돌파했다. 이를 기념해 SC은행은 다음 달까지 마이심플통장을 개설하는 고객에겐 한 달간 2.5%의 특별금리(300만원 초과금액에 한정)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SC은행 CB마케팅팀 유성하 차장은 “부동산 투자를 계획 중이지만 당분간 집값이 더 내려갈 듯해 기다린다거나 은퇴자금 투자처를 찾기 전에 잠시 돈 맡길 곳이 필요한 고객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1년 정기예금이라고 해도 우대금리 포함해 2.7~2.8%밖에 안 되는데, 연 2.4% 금리를 주면서 중간에 해약을 해도 손해가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전북은행 ‘JB다이렉트입출금통장’은 연 2.5% 금리를 준다. 10억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고, 잔액이 얼마냐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지도 않는다.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가입하는 상품이다. 수도권 점포가 적은 지방은행이지만 출시 4개월 만에 1500억원의 수신고를 올릴 정도로 인기 끌고 있다.

 산업은행은 조건 없이 고금리를 주는 다이렉트 상품의 원조 격이다. 2011년 9월 무점포 다이렉트 상품을 출시한 뒤 공격적인 고금리 전략을 앞세워 예금을 유치했다. ‘KDB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는 연 2.25% 금리를 주는 인터넷 전용 상품이다. 다만 올해 안에 다이렉트 상품의 신규 가입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은이 정책금융공사와 통합될 경우 다이렉트뱅킹 상품 판매가 중단된다”며 “통합 시기는 당초 7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법 처리 지연으로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건은 다소 까다롭지만 금리 혜택이 쏠쏠한 상품도 있다. 씨티은행 ‘쑥쑥자라는콩나물통장’은 이름처럼 금리가 매주 쑥쑥 자란다. 최초 금리는 연 0.1%에서 시작해 일주일마다 금리가 계단식으로 올라서 가입 뒤 57~150일째 구간엔 연 3.4% 금리를 적용한다. 이후 151일째부터는 다시 금리가 연 1%로 떨어진다. 따라서 돈을 맡겨두는 기간에 따라 받는 금리가 달라진다. 선입선출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시로 돈을 넣었다 뺐다 하는 예금자라면 그다지 높은 금리를 받지 못할 수 있다. 기한을 잘 살펴 전략적으로 돈을 넣어둬야 하는 상품이다.

 기업은행 ‘e-끌림통장’은 기본금리가 연 0.5%지만 우대금리를 다 챙기면 금액 제한 없이 최고 2.5%를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는 예·적금 상품 가입과 신용카드 이용실적으로 결정된다. 기업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 중인 고객이라면 금리 혜택이 크다. 가입은 창구에서 하지만 인터넷 전용 상품이기 때문에 통장은 따로 발급되지 않는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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