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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피의 거리…「프놈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공산반군의 완전포위아래 놓인 「크메르」수도 「프놈펜」시에서 연일 계속되는 공산군의 「로키트」포격으로 희생자가 날로 증가, 장례식에 쓰일 꽃가게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유일한 민간항공사인 「에어·캄보지」의 DC-4여객기가 수도관문인 「프놈펜」시 서방15㎞지점의 「포첸퉁」국제공항에 공산군의 포격을 피해 극적으로 착륙하면 승객들은 첫눈에 쓰라린 전쟁의 분위기를 맛보게 된다.
「크메르」방문객들은 또 포격으로 박살이 난 승객「터미널」건물의 창문과 철모를 쓰고 파편방지 「재키트」를 입은 공항직원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DC-4여객기가 착륙하면 재빨리 화물이 운반되고 승객들은 급히 입국 절차를 밟으며 수분 후 DC-4기는 다시 승객을 싣고 「로키트」가 날아오기 전에 이륙, 멀리 사라진다.
「포첸통」공항은 「크메르」의 「론·놀」정부가 외부와 접촉하는 유일한 생명선. 미「제트」기들이 「프놈펜」을 위해 끊임없이 보급품을 공급하고 있다.
「프놈펜」시로 이어지는 보급수로인 「메콩」강은 이제 모두 공산반군이 장악하고 있다.
「에어·캄보지」항공사는 보험회사들이 「포젠퉁」공항에 대한 비행보장을 거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민으로 부푼 2백만명 인구의 「프놈펜」시와 외부를 연결하며 취항하고있는 유일한 민항사다.
「택시」가 약6㎞쯤 시내로 달려들어 와서야 속력을 늦추며 운전사는 『이제부터는 다소 안전지역입니다』고 말하는데 이는 반란지상군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역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기자를 태운 「택시」가 3일 하오 「프놈펜」시가에 들어서자 「로키트」포가 떨어져 교차로에는 소년을 포함한 약15명의 남녀 민간인이 신음하면서 누워 있었다.
「프놈펜」에서는 일요일의 휴일 다음에 공산군 포격이 잦다는 듯에서 피의 월요일이란 말이 널리 퍼지고 있다.
시장의 많은 상점들은 철시했으나 유독 꽃가게만이 장례식 조화용 꽃을 많이 팔고 있는데 「업저버」들은 만일 꽃가게주인이 살아 남는다면 앞으로 가장 번창한 장사를 하게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크메르」시민들은 지난 62일간 8백50여발의 「로키트」포탄세례를 받았다. 시민들은 「로키트」「노이로제」에 걸려 갑자기 『쾅』하고 『쉬익』소리가 나면 엎드리기 선수처럼 잘 엎드린다. 일부 겁 많은 서양인들은 몇 차례 포격을 받은 장소는 지나지 않고 우회로를 택해 차를 몰기도 한다.
한 서양인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무슨 소리만 나면 매번 엎드립니다. 엎드리기 대문에 난 살아남겠지만 당신은 엎드리지 않기 때문에 죽을 거요.』
식민지시대의 「테니스·코트」들은 지난주 「로키트」포탄으로 엉망이 돼 버렸다. 몇몇 사람들은 포탄이 떨어질까 봐 「테니스·코트」를 피하고 있으나 다른 사람들은 『쉬익』하는 소리에 귀를 곤두세운 채 여전히 「테니스」를 친다.
지난 2개월간 1백10명이 포탄에 맞아 죽었다.
행인들은 두꺼운 「콘크리트」벽 가까이를 택해 걸으며 노동자들은 암시장에서 구한 철모와 방탄조끼를 입고 있다. 【로이터·AP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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