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지수 시인의 유작 모은 제2시집-『조어단장』, 2주기 기념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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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3년3월8일 작고한 박지수 시인의 유작시집 『조어단장』이 박 시인의 2주기를 맞아 출간 됐다. 부조리에 항거하는 저항 시인으로서 4·19이후 민주화운동에 투신, 옥고까지 치르기도 했던 박지수씨는 양적으로 많은 작품을 남기지는 않았으나 그의 시는 시단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었다.
59년 그 생전의 유일한 시집인 『삶의 노래』를 내놓은 홍 16년만에 나온 2번째 시집 『조어단장』은 부인 금명숙 여사와 문우 유승휴 한무학 유근주씨 등에 의해 햇빛을 보게 됐는데 이 시집은 박 시인이 50년대에 조향 이봉래 김규동씨 등과 벌였던 「모더니즘」혼동과 사회의 구석구석을 꿰뚫어 보던 냉철한 안목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메리카로 남미로 캐나다로 더나간 이웃들 전송하고 돌아오는 김포가두 제트기폭음이 할퀸 웅덩이 물에 희부연이 한국의 하늘빛은 떠있었지만 어디로 갔나? 개구장이 망막에 피곤히 떨던 흰나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이민고』중에서)
한편 박 시인의 2주기가 되는 3월8일 하오1시에는 그의 묘지(창동 「가톨릭」묘지)에서 문우들이 모여 유작시집 『조어단장』의 출판기념회와 시비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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