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 못 구하는 시대 올 것 … 고령층 활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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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6074가 늘어나면 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2016년 정년이 연장되면 일하는 6074가 더 늘어날 텐데, 벌써부터 청년 고용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안주엽(사진)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장년층과 청년 고용은 대체관계가 아니라 보완관계”라며 “고용률 등락의 주된 요인은 경제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경제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고령층의 노동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안 연구위원과의 문답.

 - 6074 일자리가 왜 중요한 것인가.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더 오래 살고, 더 건강해졌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노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되면 빈곤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와 고령자 빈곤이 가장 큰 이슈다. 이걸 막는 유일한 방법은 고령층을 노동시장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다.”

 - 언제까지 일을 하는 게 바람직한가.

 “사실 정년 자체가 연령차별이다. 미국 같은 나라는 연령차별금지법이 있다. 정년 규정을 갖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연금 수급 연령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나간다. ‘일하지 마라’가 아니라 ‘언제부터 연금을 준다’는 식이다. 대부분 선진국이 연금 개혁을 통해 수급 연령을 늦추고 있다. 고령까지 일하게 만드는 구조로 가고 있는 것이다.”

 - 정년 연장 의무화에 대한 기업의 저항이 예상되는데.

 “반대할 문제가 아니다. 머지 않아 일할 사람을 못 구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경제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고령층을 가용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 정년 퇴직 연령이 유독 높다면 문제일 텐데 그런 것도 아니다. 일본만 봐도 65세다. 선진국들은 70세까지 일하는 사회로 가고 있다. 기업이 인사관리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옛날에는 ‘4-4-8’이라고 해서 과장-부장-임원 승진 기간이 정해져 있었다. 정년이 4년 정도 늘어난다고 하면 5-5-10 정도로 갈 수 있다. 그래야 근로자한테도 좋은 거고 기업 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인적자원을 관리할 수 있다.”

 - 청년 일자리와는 관계가 없나.

 “고령층 고용이 늘어날 때 청년 실업이 늘어난다는 가설이 있는데, 2010년 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미 결론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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