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문닫은 반세기 지성의 요람 동숭동 서울대캠퍼스 오늘 철수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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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안녕-동숭동 캠퍼스! 반세기동안 지성과 낭만의 요람지였던 서울대 동숭동 캠퍼스가 28일 하오 4시 많은 교직원·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퇴색한 건물「마로니에」, 4·19탑 등 유서 깊은 자취를 그대로 놓아두고 정문에 새겨놓은 「국립서울대학교」 현판을 뜯는 철수식을 거행함으로써 문을 닫았다.
1924년 경성제국대로 출범, 2년 뒤인 26년 법문학부·의학부가 현 위치에 들어섬으로써 시작원 서울대 50년 역사가 관악캠퍼스로 옮겨짐으로써 막을 내린 것.
서울대는 졸업식을 치른 지난 26일로 증명서 발급 등 일체 학사 사무를 중단, 28일 상오엔 학적부 등 문서를 마지막으로 관악캠퍼스로 옮겼다.
3월1일부터는 모든 업무가 관악에서 다시 시작되어 5일에는 입학식이, 5∼7일에는 재학생 등록이 새 배움터에서 실시된다.
서울대가 이사를 가게 되자 학생들과 애환을 같이하던 대학가의 명물인 「마로니에」등이 사라지게 되었으며 해마다 밀어닥친 「데모」의 열풍과 최루탄「개스」·학림·낙산제 등 축제를 다시는 이곳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서울대에 1948년에 부임, 27년간 근무를 해온 본부 총무과 백남동 계장(52)은 철수식을 지켜보면서 『딸 시집 보내는 것보다 더 서운한 것 같다』고 아쉬워하며 정들었던 교정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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