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폭등 외면하는 봉급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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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폭등하는 물가와 생계비부담에도 불구하고 봉급은 거북이 걸음이다. 본사가 83개 대기업을 상대로 직접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인상계획을 세운 곳은 불과 20개 사.
그나마도 10∼20%짜리가 대부분이어서 지난해의 도매물가 상승률 44·6%와 1월중의 5·6%상승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지난해의 경우 73년도 도매물가 상승율이 6·9%에 불과했는데도 상장회사의 53·4%가 31%이상 봉급인상을 단행했던 사실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설문에 응한 기업 측의 답변은 거의 천편일률. 『불황이 극심한데다가 전망이 극히 불투명해서 도저히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서 언제까지 적자가 계속될지 모르는 판에 섣불리 돈 쓸 계획부터 세울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본사조사대장에 포함된 기업은 그래도 이름도 있고 실속도 있는 편. 따라서 제조업계 취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종업원들의 경우는 불문가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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