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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올해의 관·민 투자 청사진|경상남도(하)|중공업 뒷바라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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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라·가락의 그윽한 옛터였던 경남은 70년대에 접어들면서 공업화개발의 전진기지로 도약하고 있다.
대공들이 한가롭게 낚시나 하던 섬 주변은 물론 내륙의 산야까지 깎이고 헐려 국제규모의 대단위 공장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
전국 7개의 대단위 산업기지 중 6개가 이곳에서 올해를 기점으로 건설돼 80년까지 모두 마무리된다.
자그마치 총 1천9억 원을 들여 연 1천9백만 명의 취로인구가 동원된다는 이「매머드」역사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도의 행정기구도 돌격체제로 바뀌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도는 올 1월1일부터 기지의 배후도시건설·보상업무 등 행정지원을 전담할「개발 국」을 발족, 임전태세를 갖추고 있다.
기지건설과 함께 바늘에 실 가듯이 따르는 문제는 조상대로 물려 온 전답을 부치고 그물을 쳐 오다가 졸지에 이주케 된 주민의 생계대책.
그래서 올해는 배후도시건설을 전제로 7만평의 택지를 조성, 가구 당 50∼60편씩 분양하는 외에 옥포·창원에 5백 가구, 죽도에 1백50가구의 주택을 건립할 계획이다. 또 약 10만 명에 공사장 취로를 주선하고 장학금·영농자금을 융자한다지만 과연 이들의 생계가 전보다 나아질지는 의문이다.
그 옛날 한산대첩의 성 지었던 충무는 오늘날 관광의 명소 한려수도로 더 기억되는 곳. 그러나 그 명 미한 수로와는 대조적으로 육로는 좁은 먼짓길이라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따라서 충무∼장승포 간 46km중 6.2km가 우선 금년 안에 확장 포장되고 5곳의 다리가 넓혀지는 것은 비록 중화학기지건설지원을 위한 한 부산물이라 해도 어쨌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남의 올해 사업 중 특히 그 의욕을 평가해 줄 만한 몇 가지가 있다. 바로『돈 안 들이고 머리를 써서』 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충무의 북신만 매립사업이 대표적인 예. 민자 2억7천만원을 유치, 2만7천 평의 바다를 매립한 다음 그중 1만3천명을 공사비 조로 환 가해 줌으로써 정부·지방재정에서 한푼의 지원 없이 사업을 벌인다는 것이다.
이로써 부족한 주택단지를 해결하고 충무 시로 들어오는 국도의 굴곡을 개량하는 한편 저소득층에 대한 2억 원의 노임소득대대·시 수입 등의 다목적 파급효과를 노리고 있다(10월 완공).
아무튼「예산타령」만 하고 안일주의에 젖는 타성을 관료의 통폐로 지적할 수 있다면 이는 충분히 타의 귀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비슷한 사업이 거창의 위천직강 및 울주의 태화창평천에서 시행돼 둑을 쌓고 택지를 조성, 그 대금이 다시 상수도 시설·하천정비 등에 환원 투자될 예정.
한편「슬럼」화돼 고색이 창연해진 고도 마산시가의 5개지구가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돼 면모를 일신하게 됐다. 중앙·월령·회원·서성·추산동 등 3만3천여 평이 77년까지 연차적으로 정비되는데 올해는 우선 중앙동을 대상으로 12억 원을 투입,「아파트」15동(6백36가구 분)을 지어 불량주택을 정리한다.
이밖에 마산과 방어진에 2억6천만원을 들여 상수도시설을 확장, 현재 격 일제 급수로부터의 해갈이 연내 가능해진다. 아울러 마산의료원·진주도립병원의 개 보수가 연내 마무리되는 것과 함께 충무·울산·진해 세 곳에 분뇨처리장 시설이 설치 완료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사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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