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의 남북한 교차승인 구상은 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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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종필 국무총리는 6일 4대국에 의한 이른바 남북한 교차승인방식구상은 환상적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서울 외신주재기자들과의 회견에서 『4대국이 「파리」회의에서 종전협정을 체결했으나 미국이 철수한 뒤 어느 국가가 월남평화를 보장했는가』라고 말하고 『한반도의 전쟁은 한국이 스스로 편차를 지키지 않는한 방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어 한국은 북괴로부터의 여하한 도발도 패퇴시키기에 충분한 국력을 배양할 때까지 현행 헌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우리가 북괴공산주의자들에 의한 어떠한 도발도 격퇴시키고 김일성으로 하여금 무모한 모험을 단념토록 하기에 충분한 국력을 가질 때 우리는 그 상황에 적합한 새로운 헌법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고 그 시기는 1980년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김 총리는 또 오는 12일 실시되는 헌법에 관한 국민투표는 국민총화를 이룩할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야당은 그들의 거부운동을 철회하고 투표결과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하고 『국민투표가 끝난 후 획기적 조치는 없으며 착실히 전진해갈 뿐』이라고 말했다.

<개전의 정 보이면 특사를 고려>
김 총리는 국민투표 후 초당 내각구성을 위해 재야인사들의 입각을 고려하고 있는가 라는 기자질문을 받고 자세한 답변을 회피하고 야당과 초당적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을 배제했으나 유능한 인사는 누구나 정부에 참여할 문호가 항상 개방되어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또 국민투표이후에 구속인사들에 대한 정부의 특사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에 관해 『범인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명백한 개전의 정을 표시한다면 관대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그들(구속인사)은 분명히 죄를 범했고 법에 따라 처리되었다. 그들의 가족이나 기독교 성직자 및 야당들이 그들은 죄를 짓지 않았으며 무분별하게 재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하면서 그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동아일보사태에 관해서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부정하고 그러나 이 사건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동아일보사태가 결국 해결될 것으로 낙관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 회견요지는 다음과 같다.
▲문=국민투표반대운동이 금지 된데 대해.
▲답=제3자가 봐서 반대가 일체 인정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겠는가? 반대자들은 하고싶은 말을 다하고 있다. 과거 1년 이상 유신헌법에 대한 비판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은 찬반을 자유로이 판단하여 투표할 소지가 되어있다.
▲문=정부는 국민투표 후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답=국민투표는 국론통일을 위해 국민에게 직접 듣는 것이다. 투표가 끝났다하여 획기적 정책은 나오지 않는다.
▲문=정권이 길어지면 혹시 독재화될 우려가 없지나 않은지.
▲답=한국도 일본처럼 태평양의 섬나라라면 유신체제 같은 것은 없어도 좋을 것이다. 한국은 일본과 다르다. 또 한국에는 많은 신문·방송이 있는데 독재국가에서 그렇게 언론을 허가할 수 없지 않겠는가. 박정희 대통령은 독재적 성격은 결코 아니다.
▲문=한국의 물가고 문제 등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
▲답=불황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정부로서는 최소한 실업자와 영세민을 국가에서 생활보장 하겠다는 것이며 취로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금년l년을 잘 넘기면 내년은 조금씩 회복되어갈 것으로 본다.
▲문=동아일보문제에 대해.
▲답=나는 확실히 잘 모르나 사내문제가 여러 가지 있는 것 같다. 경영진도 정상화에 노력하는 모양이고 또 정부도 그 점에 신경을 쓰고 있다. 시간과 함께 해결될 것으로 본다.
▲문=남북관계에 대해.
▲답=대화가정체중인데 북괴가 생각을 고치지 않는한 당분간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이다. 「유엔」에서 북괴가 휴전협정을 착실히 지키도록 해주기 바란다. 「유엔」군이 한국에서 나가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겠다.
우리는 전쟁을 피해야한다는 전제에서 생각하고있기 때문에 「유엔」군 철수에 대해 북괴가 주장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문=민청학련사건관련 두 일본인의 석방문제에 대해.
▲답=재판이 끝난 시점에서 본인들이 개전의 정이 있다면 특사의 가능성이 있다. 본인들이 남의 나라에 와서 잘못했다고 겸허한 자세를 보이면 정상참작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문=김대중씨 문제에 대해.
▲답=이 사건은 한·일 양국이 깨끗이 잊어버려야 한다. 김대중씨는 정치활동도 하고 있고 아무런 제한도 없다. 선거법 재판이 끝나면 출국할 수 있다.
▲문=한·일 경제협력문제에 대해.
▲답=일본은 한국에 대해 외교·경제·문화적으로 「플러스·알파」를 염두에 두고 정당한 협력을 유지해가기 바란다. 일본으로서는 남북한의 균형이 유지되는 것이 「필요하며 북의 침략위기에 처해있는 한국이 이것을 방지하는 힘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과거 10년간 일본의 대한경제협력은 한국의 경제건설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은 뻗는 단계이므로 협력이 계속 필요하다. 관광객도 떳떳하게 많이 오기 바란다. 위험한 것은 아무 것도 없으므로 서로 접촉하는 가운데 이해가 깊어질 수 있다.
그는 국가안보에도 언급, 북괴는 한반도를 적화하려는 야욕을 버리지 않았다고 말하고 북괴가 단독으로는 한국을 침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일부 야당인사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국가안보야말로 우리가 가장 강조해야할 점이다. 만일 도전이 없다면 다행한 일이지만 그들이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운운하는 사이에 그들의 공격을 받는다면 우리는 매우 곤란하게 된다. 공격하느냐, 안 하느냐는 그들의 결정여하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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