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는 식품(286)-굴은 강장식으로 금「메달」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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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간을 보호하고 튼튼하게 해주는 약이라면 날개돋친 듯 팔리는 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간을 중요시하느냐를 응변해 준다. 간을 귀중히 여기는 생각은 동서를 막론하고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고 그러나 간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간장 약이라든지 강장제를 복용하는 것은 빚을 갚기 위해서 더 비싼 이자를 주고 빚을 얻는 행위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간의 중요한 기능은 해독기능인데 아무리 좋은 약일지라도 인공적으로 합성 제조한 약은 조금씩이나마 독성을 지니고 있어 간의 부담이 이중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간을 보호하려면 좋은 식품을 고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간에 좋은 식품들은 간세포의 기능을 보강하면서 강장효과를 발휘한다.
굴을 비롯해서 호박·검정 깨·검정콩·시금치·부추·「토마토」·땅콩·김·미역·다시마·사과 등이 간을 보호하고 튼튼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식품들이다.
특히 굴은 강간·강장식품의 금「메달」감으로 평가된다. 그 이유로 굴이 간의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리진」을 다량 함유하고 있고 인체의 「에너지」원인「글리코겐」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는 점을 든다.
사실 굴처럼 널리 애호 받고 있는 식품도 드물다.
세계 어느 해안에나 서식하며 종류는 80종에 이르고 있다. 2천여년전 이미「로마」시대에 굴양식의 흔적이 있어 식품으로서의 굴의 역사는 오래다.
서양속담에 『R자가 들어있지 않은 달에는 굴을 먹지 말라』고 했는데 이는 영어로 R자가 들어있지 않은 5∼8월은 맛도 없을 뿐 아니라 독성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맛과 영영 분이 「피크」에 달하는 달은 2일로 「글리코겐」의 함량만 비교해 보아도 2월에는 굴1백g중 5·7g이던 것이 산란기인 8월에는 10분의1도 못되는 0·4g으로 떨어진다.
간의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아미노」산인 「리진」도. 그리고 「칼슘」·철분·동등 각종 「미너럴」(무기질)과 「비타민」의 함량도 2월에 「피크」에 달한다.
그래서 2월에 나는 식품 중 가장 우수한 식품으로 굴이 손꼽힌다.
굴에는 「칼슘」을 비롯해서 철분과 동 같은 조혈성분이 듬뿍 들어있는 데다 「비타민」이 다량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빈혈 환자나 허약체질에 좋다.
또 다른 어패류와 달리 육질이 연하고 소화가 잘 되므로 환자나 노인들에게 최적의 식품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양식 굴이 무서운 간염을 옮긴다는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굴을 양식할 때 간염「바이러스」에 오염된 인분을 사용하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아쉽다.
현재로선 천연 굴을 골라서 먹을 수밖에 없겠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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