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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만으론 안 돼, 발효유 부문 키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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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송용헌 조합장

“낙농을 젊은이들이 뛰어들고 싶은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18일 서울 상봉동 서울우유협동조합에서 만난 송용헌(70) 조합장은 “낙농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매년 100여 명씩 조합원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낙농사업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의 표현이었다. 지난해 매출 1조7000억원으로 우유시장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도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문제가 뭔가.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낙농가들이 점차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집유 구역이 서울과 경기·수도권 지역인 우리에겐 큰 타격이다. 낙농시설을 기피하는 이웃 주민들과의 분쟁 때문에 사업을 접는 경우도 많다. 노동 강도가 높아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것도 문제다.”

 - 어떻게 해야 하나.

 “조합원들의 휴식을 위해 일정 시간 젖소들을 돌봐줄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또 유기농 사료 등을 도입하고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에 맞춘 시설을 확대해 친환경 낙농을 만들고 있다. 낙농가는 냄새가 나고 더럽다는 인식을 바꾸고 이웃들에게 사랑받는 낙농이 되는 게 급선무다.”

 - 사업분야 다각화 계획은.

 “우유 이외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올해는 ‘발효유’ 부문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뤄낼 것이다. ‘목장의 신선함이 살아 있는 요구르트’ 4종은 출시 5개월 만에 하루 판매량 25만 개를 달성했다. 지난해 10월에 선보인 ‘상큼함이 살아 있는 요구르트’ 3종도 한 달 만에 하루 평균 판매량이 1만 개를 넘어섰다. 최근엔 저지방 우유를 사용해 칼로리를 낮추고 유산균 함유량을 높인 ‘그녀를 세 번 생각한 저지방 요구르트’ 3종(딸기·블루베리·크랜베리)을 출시했다. 여세를 몰아 올해를 발효유의 해로 만들 것이다.”

 - 육우 활용도 시도하고 있는데.

 “육우 품질도 한우에 못지않다. 젖을 짜고 늙은 소를 도축하는 게 아니라 젖소가 낳은 수송아지를 키워 파는 것이라 가격은 싸지만 맛있다. 사업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올해 4월 안산 공장에 중앙연구소를 만들고 20여 명의 연구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 60명의 연구원은 신제품 개발은 물론이고 우유 품질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송 조합장은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올해 우유가격은 안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낙농인이자 소비자이기 때문에 고객과 조합원의 마음을 모두 안다”며 “낙농인들은 행복한 젖소를 통해 질 좋은 우유를 만들고 고객들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올해 매출 목표는 1조8500억원이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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