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 중지 요청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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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박동순-특파원】김영삼 신민당 총재는 27일 동경에서 내 외신 기자 30여 명과 회견,『귀국즉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하고『이 면담이 이루어지면 박 대통령에게 국민투표 계획을 중지하고 개헌안을 발의 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미국일정을 취소하고 긴급귀국 하는 길에 숙소인「뉴오오다니· 호텔」에서 가진 회견을 통해『현행헌법을 그대로 두는 것을 전제한 어떠한 방법도 오늘의 사태를 수습 할 수 없으며 대롱령에 대한 신임은 오직 선거를 통해서만 물을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헌법과 대통령에 대한 신임을 국민투표로 묻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김총재는『국민들은 박 정권이 퇴진하면 혼란이 온다는 선전에 현혹되지 말고 나와 뜻을 같이하여 국가가 살고 국민이 사는 길을 선택하자』고 호소했다.
김총재는 또 현행 국민투표 법에도 언급,『국민투표를 찬성할 자유가 있다면 반대할 자유도 있어야 하며 거부할 권리도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하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권은 국민투표거부운동을 벌이겠다는 나의 발언을 문제 삼겠다느니,이를 단속하겠다느니 하는 것은 정부스스로 국민투표의 반민주적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총재는『이렇게 반대할 자유는 물론 기권할 자유조차 주지 않는 것이 소위, 유신체제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근본적으로 이 체제를 철폐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회견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국민투표 거부 운동은 국민의 사활에 직결되는 중대문제다.
국민이 이를 막지 못할 때는 국민스스로 자유를 헌납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국민이 총궐기하여 이를 거부 할때는 민주적 개헌이 이루어지는 역사적 과업이 성취될 것이다.
▲나는 귀국하는 대로 나와 신민당의 정치생명을 걸고 모든 민주세력과 제휴, 거부운동을 전개 할 것을 거듭 밝힌다.
▲야당총재인 내가 출국 중에 기습적으로 국민투표를 선언한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도 용납 될 수 없는 처사다.
▲나는 이번 해외여행을 통해 해외동포들이 한결같이 박 정권을 반대하고 민주적 개헌을 희구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다음은 질문과 답변 내용
▲서울 가서도 같은 말을 하겠는가=서울에 가서도 국민투표 반대입장을 천명하겠다.
▲구체적인 반대 운동내용이 무엇인가=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미리 밝히는 것은 현명치 않다. 다만 개헌촉진운동형식을 취하게 될 것만은 분명하다.
▲북괴가 휴전선 일대에서 국민투표반대 선동방송을 하는 것을 어떻게 보는가=원래북괴는 무슨 소리든지 해왔다. 그러나 그러한 음직임을 우리정부가 역이용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국민투표를 강행 할 경우 대책은 무엇인가=신민당조직을 총 동원,이를 저지키 위해 국내의 민주노력들과 유대작전을 전개하겠다.
▲29일까지 동경에서 무엇을 하겠는가=국내정세를 분석, 투쟁 대책을 검토하는 한편 가능하다면 당 초 예정대로 일본지도자들과 만나겠다.
▲현정권이 투표결과를 유리하게 하는 어떤 방법을 쓰고 있는가=해외여행 중이어서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하나 전례로 봐 여러 가지 공정치 못한 행위를 할 것이 분명하다.
찬성할 자유는 있어도 반대할 자유가 허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부정의 기반이다.
▲미국의 반응은 어떠했는가=미국에서 의회 및 행정부관계자와 접촉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기 때문에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다.
▲김대중씨와의 관계는=김대중씨는 신민당원인만큼 서로 협조해서 투쟁 할 것이며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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