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홈런왕「행크·아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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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74년은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서「베이브·루드」의 전설적인「홈·런」기록이 흑인「행크·아론」(40)에 의해 경신된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하다.「어틀랜터·브레이브즈」의 흑인 외야수「행크·아론」은 지난 4월8일 생애 통산 7백15호「홈·런」을 날려「베이브·루드」의 통산「홈·런」기록인 7백14호를 깼다.
「아론」의 새로운「홈·런」기록은 l935년5월25일 고「루드」가 기록한 통산 7백14호를 실로 39년만에 뛰어넘은 일대 위업이었다.
「아론」은 지난 4월4일「신시내티·레즈」와의「메이저·리그」개막경기에서 1회 초에 날린「홈·런」으로「루드」와「타이」를 이뤘다.
「아론」은「타이」기록수립 후 4일만인 8일 그의「홈·그라운드」인「어틀랜터」에서 역사적인 7백15호를 기록, 전설의 주인공으로 탄생한 것이다.「아론」의 기록은 그가「메이저·리그」에 몸담은 지 22년만에 이룩한 것이며 흑인의 모멸감을 실력으로 극복한 전형적인 노력상으로 큰 성원을 불러 일으켰다.
「아론」이 8일 대「로스앤젤레스·다저즈」전에서 4회말 좌완투수「앨·다우릭」의「원·볼·노·스트라이크」서 제2구를 강타, 타구가「펜스」로 넘어가자 외야의 거대한 전광「스코어」판에는 7-5의 숫자와「행크」란 이름이 새겨졌으며 역사적인「홈·런」을 보기 위해 모여든 5만2천8백70명의 관중들은「그라운드」로 뛰어들며 그를 추켜 올렸다.
불멸의「홈·런」왕으로 등장한「아론」은 7백15호를 기록한 후『신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광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인류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부여한 신의 영광이었음을 알고있었던 것이다.
새 기록을 세운「아론」은 당시「닉슨」대통령으로부터 축하전화를 받았으며 미국 상·하원에서 축하결의를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1934년2월5일「앨러배마」주에서 8남매 중 넷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루드」를 아끼는「올드·팬」과 백인들의 갖은 질시와 협박 속에서도 위대한 흑인의 항거를 계속, 인간능력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그는 73년9월30일「루드」의「매직·넘버」714의 신화를 향한 맹렬한 추격이 7백13호에서 일시 정거하고 말았었다.
그러나 74년「시즌」초반에 초인적 기록은 세워졌다.
그는 올해 19개의「홈·런」을 날려 통산 7백33호를 기록하고 은퇴를 번의,「밀워키·브루너즈」로 이적, 내년「시즌」부터 지명 대타자로 활약,「홈·런」기록을 연장한다.
그는『인간은 언제나 도전을 받는 것이며 인간의 기록도 깨어지게 마련인 것이다』고 말한바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욱「프로」선수의「테크닉」이 세분되고 지명대타제 등으로 투수의 능력이 향상될 것이 확실해「아론」의 이 위대한 기록은 영원히(?) 남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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