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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박원순 재선되는 게 새정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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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노회찬(左), 안철수(右)

노회찬 정의당 전 의원이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각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 문제를 걸었다.

 노 전 의원은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번 더 당선되는 게 새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박원순 후보가 당선될 때 내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운동까지 했는데 2년 만에 내가 하겠다고 나서면 앞뒤도 안 맞는다”며 “당원으로서의 도리도 중요하지만 이게 인간으로서의 도리만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가 출마를 결심하면 박원순 시장에겐 악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이날 불출마 입장을 뚜렷이 하면서 ‘노회찬 변수’는 사라졌다. 동시에 그의 불출마 발언은 안 의원을 겨냥한 뼈 있는 말이었다. 박 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한 안 의원과 선대위원장을 지낸 노 전 의원의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안 의원이 서울 노원병 보선 출마를 선언하며 근거지를 잃었다. 노원병은 2012년 총선 때 그가 과반 득표(57.21%)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39.62%)를 이긴 곳이다. 그곳에서 안 의원이 출마를 공식선언하자 노 전 의원은 “가장이 밖에 나가 돈을 벌어야지, 왜 가난한 집 식구가 먹는 걸 빼앗느냐”고 강력 반발했다. 안 의원 측이 언론에 노 전 의원에게 출마에 대한 사전 양해를 구했다고 해명하자 “전화로 덕담 정도 한 게 뭐가 양해를 구한 거냐”고 반박한 적도 있다. 이번엔 ‘인간적 도리’까지 언급하며 우회적으로 안 의원을 비판했다. 노원병 보선 때의 신경전에 이은 2라운드다. 다음은 노 전 의원과의 문답.

 - 불출마하는 게 왜 새정치인가.

 “신당을 거론한 건 아닌데…. 안철수 신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면 (경기도와) 딜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 센 사람을 내든지 그것도 아니면서 후보를 내면 이쪽을 괴롭혀서 다른 쪽을 얻겠다는 패밖에 안 된다. 말은 새정치지만 사실은 밥그릇 아니냐는 욕을 들을 수 있다.”

 노 전 의원 역시 새정치엔 일가견이 있다. 10년 전 ‘촌철살인’의 어록으로 관심을 받았다. “50년간 태워서 까맣게 된 삼겹살 판을 이제는 갈아야 한다”는 ‘삼겹살 판갈이론’이 대표적이다.

 - 안철수 신당에 대한 평가는.

 “1년째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건 범상치 않다. 그러나 신당에 대해선 정치 전반에 대한 혁신을 요구하고 있는데 너무 야권 내 쟁투에만 민감한 것 아닌가. 자기들이 현재 기득권을 안 갖고 있다고 해서 새로운 것은 더 좋고 기득권은 나쁘다면 곤란하다.”

 - 박 시장이 최적의 후보인가.

 “박 시장을 추종해서가 아니다. 박 시장이 당선한 지 2년여밖에 지나지 않았다. ‘제품이 잘못됐으니 제가 하겠다’고 나서기엔 아직 품질보증기간이 끝나지 않았다.”

 - 인간적 도리까지 거론했다.

 “정치는 정글의 법칙이 통하지만 그렇다고 (안 의원 측처럼) 안면몰수하는 게 당연시돼선 국민들 보기에 그렇지 않나.”

 노 전 의원의 발언에 새정치연합은 대응을 하지 않았다. 금태섭 대변인은 “서울시장 불출마에 대해선 우리는 노 전 의원과 입장이 다르다”고만 했다.

  한편 노 전 의원은 이날 정의당이 국회에서 연 학술회의에서 “북한 핵 개발, 세습, 인권에 대한 온정주의적 태도는 많은 국민으로부터 진보 정당의 정체성을 의심받는 사안이었다”며 “이른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연루된) ‘RO 사건’은 공작 수사와 과도한 법 적용 문제와는 별개로 한국의 진보정당이 유사시엔 북한 편에 설 수도 있다는 치명적인 인식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노 전 의원은 “북한 체제 등에 솔직하고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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