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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원단으로 품질 높이고 개성 연출 … '맞춤 양복'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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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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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양복 시장에 밀려 쇠퇴의 길을 걷던 맞춤양복 시장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천안·아산의 경우 최근 들어 맞춤양복점이 신도심을 중심으로 하나 둘 들어선다. 브랜드 기성양복이 여전히 대세지만 똑같은 패션에 싫증을 느끼는 젊은 세대가 개성 있는 맞춤양복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의 체격이 서구화되고 이탈리아 맞춤정장 스타일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맞춤정장 트렌드와 스타일 연출법 등을 알아봤다.

글=강태우 기자, 김진숙·지윤정 객원기자
사진=프리랜서 진수학

양복을 입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양복이 아니더라도 나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스타일의 패션 아이템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대 변화에 따라 천안·아산 양복 시장은 고급원단으로 품질을 높이고 개성을 가미한 맞춤형으로 갈아입고 있다. 개별 상담을 통해 고객의 취향과 유행에 어울리는 소재와 디자인을 결정하고 체형에 맞는 깔끔한 재단, 튼튼한 봉제로 세상에 한 벌뿐인 정장을 선보이는 맞춤형양복점이 늘어난다. 고객 입장에선 자신만의 멋을 한껏 뽐낼 수 있고 색상이나 원단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이처럼 개성이 강한 맞춤양복이 하나의 패션 스타일로 자리 잡아가면서 편리성 때문에 기성양복을 즐겨 입던 젊은이들이 수제양복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고객이 증가하면서 맞춤양복점이 다양하고 새로운 디자인과 더욱 세분화된 공정을 내세워 체인점 형태로 대형화하는 추세다.

 18일 맞춤양복 체인점으로 유명한 ‘루쏘소 천안점’에는 평일인데도 양복을 맞추려는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실제 매장에는 중·장년층 고객도 많았다. 이곳 고객의 60% 정도는 처음 양복을 맞춰 입어보고 다시 찾아오는 단골이다. 그만큼 수제양복을 입어본 고객들의 만족도가 크다.

기성양복과 달리 고객의 체형에 딱 맞춰주고 원하는 디자인을 맘대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점이 이 가게의 특징이다.

게다가 원단 종류가 다른 곳보다 다양하다. 심지어 단추나 넥타이핀 같은 액세서리 하나까지 취향에 맞는 걸 고를 수 있다. TV나 잡지에서 보고 마음에 담아둔 스타일의 옷을 그대로 연출할 수도 있다. 셔츠 앞쪽 하단이나 소매 끝에 자신의 이니셜을 새기고 재킷이나 코트 칼라의 바깥쪽과 안쪽에 나만의 이름으로 멋을 낼 수 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길이 스며든 옷이라는 정감이 더해져 고객들은 양복 한 벌을 맞추더라도 대접 받는 느낌으로 기분 좋게 입을 수 있다. 체인점 형태의 맞춤양복점은 매장에서 고객들의 치수와 원단·디자인·색상을 본점으로 보내면 공장에서 주문 생산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따라서 체인형 맞춤양복점은 매장이 넓지 않아도 된다. 매장이 작으므로 임대료가 적게 들고 중간 유통과정도 없어 옷값의 거품을 뺄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옷을 맞춰 입을 수 있다. 이 가게의 정장 가격은 30만원대부터 120만원대까지다.

 경기도 평택에서 온 김상연(36·회사원)씨는 “잦은 회사 출장 때 입고 갈 정장을 맞추다 보니 벌써 양복을 세 벌째 맞추게 됐다”며 “옷이 딱 맞아 입기 편하고 유행보다 내 개성이 돋보이는 옷을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인터뷰 체인 맞춤양복점 이은정 대표 맞춤양복을 멋있게 입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옷의 색상이 자신의 피부색과 맞고 체형에 어울리는 소품을 잘 활용하면 맞춤양복이 더욱 돋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옷은 몸에 맞아도 스타일은 어색할 수 있다. 체인형 맞춤양복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은정 대표에게 맞춤양복으로 멋 내는 방법을 물었다.

이은정 대표가 결혼 예복을 일반 정장으로 수선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올 봄 파스텔톤 색상?가벼운 느낌의 콤비스타일 유행”

-올 봄 유행할 맞춤양복 스타일은.

“패턴이 강한 스타일이 유행할 전망이다. 이 스타일이 낯선 남성은 스카프를 원색이나 플라워 계통으로 하고 행거칩이나 부토니에(양복의 깃에 있는 구멍에 꽂는 꽃)로 멋을 내면 좋다. 색상은 파스텔톤이 유행이고 무거운 느낌의 한 벌 정장보다는 가벼운 느낌의 콤비스타일이 인기다. 요즘은 ‘꽃중년’이라는 말이 있듯이 젊은이는 물론 중·장년층도 자주 찾는다.”

-취업생 면접 때 어떤 복장이 좋은가.

“색상은 감색이나 다크네이비에 흰색 셔츠와 사선넥타이가 좋다. 스마트해 보이고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감색이나 다크네이비는 면접뿐만 아니라 경조사에도 착용할 수 있어 용도가 다양하다. 대기업이나 관공서 취업 면접 땐 유행을 타지 않는 간편한 복장으로 하고 금융계 입사 면접에는 빨간색 넥타이를 매는 게 좋다.”

-피부색에 따른 양복 색상 선택은.

“피부색이 밝은 사람은 어떤 색상도 잘 소화하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지만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은 주로 짙은 회색이나 진한 감색 양복이 잘 어울린다. 피부색이 붉은 사람은 핑크나 빨강 계열을 피하는 게 좋다.”

-비슷한 색상의 상의와 하의 활용법은.

 “회색은 진한 회색과 연한 회색으로, 브라운도 진한 브라운과 연한 브라운으로 상·하의를 맞추면 자연스러운 멋을 연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감색의 경우는 다르다. 진한 색과 연한 색을 상·하의로 입으면 짝짝이로 보이거나 바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감색은 비슷한 색상끼리 입는 것은 피해야 한다.”

-체형에 따라 의상이나 소품은 어떻게 활용하나.

“하체가 뚱뚱한 사람은 진한 컬러 넥타이로 포인트를 줘 시선을 위쪽으로 가게 한다. 조끼는 배가 나온 체형을 커버해주고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주머니가 사선으로 된 재킷은 전체적으로 날씬하고 키가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턱시도를 일반 정장으로 바꿔 입을 수 있나.

“일생의 소중한 순간을 나만의 특별한 턱시도로 연출할 수 있다. 결혼식 날에 입고 나면 이후로는 입을 일이 없어 장롱에 보관하게 되는 턱시도를 맞춤양복점에서 일반 양복으로 리폼할 수 있다.”

-맞춤형 여성정장은 없나.

 “여성정장을 맞추는 곳이 거의 없다.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출산 후 체형 변화가 생긴 중년 여성이 주로 매장을 찾는다. 몸에 잘 맞고 본인이 원하는 디자인의 기성복을 구입하긴 어렵지만 맞춤정장은 바뀐 체형에 맞는 스타일로 입을 수 있다.”

-가격이 부담되지 않나.

 “맞춤정장이 비싸다는 선입견을 버렸으면 좋겠다. 옷을 몸에 맞춰 입기 때문에 착용감과 실루엣이 좋다. 또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과 원단·액세서리 등으로 개성을 살릴 수 있다. 체형이 변하더라도 추가 비용 없이 옷을 늘이거나 줄일 수 있으니 장기적으로 보면 기성복보다 더 오래 입을 수 있어 오히려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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