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홍수환의 세계타이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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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7월4일 홍수환이 이역만리 남아연방「더번」에서 WBA세계「밴텀」급「타이틀」을 획득한 감격은 한국「프로·복싱」사상최대의 금자탑으로 평가받기에 손색이 없다.
당시 동급 4위이던 홍수환은 백인「아널드·테일러」를 일방적으로 공략, 1회에 첫「다운」을 뺏고 5, 14, 15회 등 4번의「다운」을 뺏은 끝에 전원일치로 판정승, 한국「프로·복싱」의 신기원의 장을 펼친 것이다.
홍수환의 세계정상정복은 66년「주니어·미들」급 김기수에 이어 두 번째이며 한국「프로·복싱」세계 도전 사로 볼 때는 4번만에 이룬 쾌거다.
김기수가 66년 6월25일「이탈리아」「니노·벤베누티」를 서울로 불러들여「타이틀」을 쟁취한데 비해 홍수환은 적지에 뛰어들어 불리한「홈·디시전」을 극복하고 세계정상을 쟁취했다는 점에서 더 한층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한국「프로·복싱」은 65년 12월4일 서강일이 세계「주니어·라이트」급「챔피언」「프라쉬·엘로르데」에 도전, 「필리핀」에서 불리한 판정으로 첫 세계도전이 무산됐고, 이어 김기수가「홈·코트」에「챔피언」이 됐으나「주니어·웰터」급 이창길이 지난 3월3일「콜롬비아」의「안트니오·세르반테스」에게 6회KO패, 적지에서는「타이틀」획득이 불가능하다는 깊은 상흔을 입고 있었다.
홍수환은 한국「프로·복싱」의 이러한 상흔을 말끔히 해소한 장 거였고 침체 일 로에 허덕이던 한국「프로·복싱」 부활을 예고한 것이기도 했다.
홍수환의「밴텀」급「타이틀」은 각 체급 가운데 경량급으로서는 가장 노른자위라는 데서 더한층 값진 것이며 제2의 홍수환 탄생이 실력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교훈도 남겼다.
물론 홍수환의 장 거는 하루 아침에 얻어진 영광은 아니다.
이는 한국「프로·복싱」50년 사에 숱한 도전자들의 디딤돌을 딛고 얻은 것이며 50년의 노력이 74년에 들어 홍수환에 의해 결 실한 것.
홍수환은 74년에 이룬 영광을 이해가 넘기 전인 28일「필리핀」의「바넬라」와 첫 방어전을 갖기로 되어 있다.
그가「바넬라」와의 방어전에 성공하든 않든 74년은 홍수환의 해이며 한국「프로·복싱」에 새 시대를 연 감격의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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