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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돈 더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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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은행(BOJ)이 ‘G(성장) 쇼크’에 기업대출 확대(특별금융)로 응답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 총재는 18일 끝난 정례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자산 매입(양적완화)과 통화량 증액 규모는 그대로 유지하되 특별 대출계정 규모를 증액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BOJ가 국채 등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중은행에 공급하는 자금 규모는 기존 연간 60조∼70조 엔(약 615조∼718조원)으로 그대로 유지된다. 대신 시중은행이 BOJ로부터 돈을 빌려 연 0.1% 저리로 기업에 대출해 줄 수 있는 특별 대출계정(특별금융) 규모는 7조 엔으로 두 배 늘어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 경제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양적완화(QE)에도 시중은행들의 대출이 늘지 않자 BOJ가 기업 대출을 촉진해 성장을 부추기기 위해 특별계정 한도를 두 배로 늘렸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 시중은행들은 BOJ의 무제한 QE에도 대출보다 186조 엔(약 1930조원) 많은 예금자산(초과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 바람에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1%(연율)에 그쳤다.

 블룸버그는 “요즘 일본 기업들이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며 “특별계정 증액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다만 “특별계정 증액은 소비세가 인상되는 4월에 BOJ가 좀 더 공격적으로 QE를 하고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런 관측 때문에 이날 도쿄증권시장의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3.13%(450.13포인트) 급등했다.

미 달러와 견준 엔화 값은 신흥국 위기 조짐 때문에 오름세를 보이다 이날 떨어져 102.7엔 선에서 거래됐다.

 한편 구로다 총재는 “내년 4월 시작되는 2015회계연도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하지만 한동안 물가가 1.25% 정도 오르는 데 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물가 전망이 지난해 12월보다는 덜 낙관적이다. 당시 구로다 총재는 “물가가 한동안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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