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반건강」 상태일 때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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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건강하고 활동적이면서 날씬하던 여성이 결혼하여 아기를 하나나 둘 이상 낳게 되면 점점 살이 찐다든가 몸은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데가 없는 것 같이 나른하고 매우 피곤할 때가 많다. 아이들과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다가 오후가 되면 자신도 모르게 울화가 치밀고 신경질만 나면서 전신이 권태감 때문에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웃음 대신 찡그린 얼굴로 맞아들일 때도 있다.
나이가 40세 전후한 부인들에 가장 많은 병적 증상으로 혼자만 알고 남들은 몰라주는 정신과 육체의 고통….
겉모양으로 보아서는 멀쩡하다.
얼굴이 희멀겋고 체격은 비대해져서 귀부인처럼 깨끗하고 건강하게 남들에게 보여지나 본인은 속이 허약해서 텅비어 있는 것 같다.
또 손과 발은 냉증이 있어서 차갑기 때문에 찬물에 손발만 넣었다 하면 차갑고 시린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얼굴 및 피부 등에 좁쌀 같은 것이 생기거나 두드러기가 일어나기도 한다.
빈혈증이 있어서 창백하고 허약한 체질로 현기증이 생겨 어지럽고 머리가 가끔 아프고 콕콕 찌르는 듯 하기도 하며 어깨가 결리고 배가 자주 아파 오는데 특히 아랫배가 살살 아프다.
생리 불순을 비롯하여 대하(냉증)증·월경통이 있는가 하면 유산도 습관적으로 나타난다. 또 임신도 잘 안 된다. 소변은 자주 보며 때로는 부종이 있어서 얼굴이 붓거나 전신이 피로하면서 붓는 때가 자주 있다.
신경쇠약증세가 나타나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면서 울화가 치밀며 위장에서는 물소리가 나기도 한다.
이러한 반건강의 상태는 한방에서 어혈(어혈=체내 불순 혈액과 수분)및 기혈이 모자라서 생기는 것이라고 본다.
이 때는 한방 처방인 당귀 작약산을 하루에 두 번씩 달여서 찻물처럼 마시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덕성 <한의사협공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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