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의원 구국 기도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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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민당과 통일당 소속의원 59명은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틀째 농성을 계속했다. 농성의원 중 기독교인 21명은 6일 상오 9시40분 본회의장 옆 의원 끽연실에서 김 총재 제의로 구국 기도회를 가졌다. 김 총재는 이 자리에서 『하나님을 믿고 따르고 인간의 힘으로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 여기에 모였다』고 말하고 구국 기도를 올리자고 말했다.
정일형 의원은 기도에서 『세상의 권세가 당신이 주신 자유와 양심을 빼앗으려 하오나 우리는 결코 빼앗길 수 없사오니 부정과 부패·비양심과 부도덕으로 철갑을 두른 세상의 권세를 향해 그 죄상을 폭로하는 예언자가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정 의원은 또 ①1인 독재와 무한 권력의 땅굴을 파 놓은 헌법을 철폐하고 참된 민주 헌법을 제정하고 ②구속된 민주 인사를 석방토록 하며 ③언론 자유와 신앙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사람에게 굳센 힘을 주고 ④어두운 학원을 밝게 해 주자 ⑤특권층의 호사와 치부를 엄중히 처벌하며 ⑥민주 회복 국민 선언에 서명한 인사들에 대한 박해의 손을 거두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한편 양일동 통일당 당수는 이날 낮 12시 본회장을 찾아 의원들을 격려하면서 『여러분의 농성이 헛되지 않고 국민 운동으로 승화될 깃점으로서 보람을 가져 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 당수는 짤막한 연설을 통해 『유신을 빙자한 계엄 헌법은 고쳐져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고 『여러분은 농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정국의 전환을 가져올 결단을 내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보다 앞서 5일 하오 전 신민당 총재 유진오씨와 홍익표씨가, 6일 상오에는 김의택씨가 본회의장을 방문, 농성 중인 의원들을 격려했다.
59명의 농성 의원 중 양해준 한영수 황호동 의원은 6일까지 계속 단식 투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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